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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피해자 529만명…'산재노동자의 날' 법정기념일로 해야"
한국노총, 보라매공원 산재 희생자 위령탑서 추모제 개최
2022-04-28 13:47:01 2022-04-28 18:42:49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산재노동자의 날을 산재로 희생된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법정 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28일 오전 10시30분 세계 산재노동자의 날을 맞아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산재 희생자 위령탑에서 '제22회 산재노동자의 날 추모제'를 열고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를 추모했다. 이들은 “반복되는 산업재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일하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을 추모하거나 산재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는 활동이 부족하다”며 "국회는 조속히 입법 발의안을 통과시켜 모든 국민이 산재로 희생된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기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추모제에서 "정부가 산업재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4년부터 2021년까지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수는 무려 9만8000여 명이고 재해자 수는 520만 명에 달한다"며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하는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기에 부족하고 여전히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산업재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12월말까지 산재 피해자를 조사한 결과 사고·질병 사망자수는 총 208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8명, 0.9%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자수 역시 12만2713명으로 같은기간 1만4334명, 13.2%p가 올랐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삶의 터전인 일터에서 하루에 6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있고 이들 중 대부분은 노동환경이 열악한 산업재해 취약계층 노동자"라며 "국내는 산업재해란 사회적 재난에 대한 위험성과 산업재해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미국·영국·캐나다 등 총 19개 국가에선 산재노동자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추모하고 있지만 한국은 산업재해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념일이 전무하고, 지난해 4월28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의원 입법 발의만 있을 뿐 현재는 멈춰있는 상태"라며 조속한 입법발의안 통과를 국회에 요구했다.
 
박민호 전국산재노동자총연맹 위원장도 "산업재해는 천재가 아닌 인재이며 이같은 인재의 원인은 노동자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보다 돈벌이의 목숨을 건 기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산재노동자의 날은 지난 1993년 4월10일 미국 유명 TV 만화 영화 '심슨가족'에 나오는 캐릭터 인형을 만들던 태국 케이더 장난감 공장에서 약 188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대형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유래됐다. 당시 회사는 노동자들의 인형 절도를 막기 위해 공장 문을 밖에서 잠근 채 작업을 시켰는데 그 상태에서 불이 나 노동자들이 탈출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
 
이에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 2003년 4월28일을 '노동안전보건을 위한 세계의 날(World for Safety and Health at Work)'로 정하면서 미국·캐나다 등 여러 국제사회에서 공식 기념일 지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 1988년 7월 문송면(당시 15세) 노동자의 수은중독 사망사건을 기점으로 산재노동자의 날이 확산됐다. 노동계는 7월을 산재추방의 달로 지정한 뒤 투쟁해 오다가 2002년부터 4월을 노동자 건강권쟁취 투쟁의 달로 새롭게 정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28일 산재노동자의 날을 희생된 노동자들을 추모·기념하는 법정 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추모사를 낭독하는 모습. (사진=이승재 기자)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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