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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은 변신중②)손승현 본부장 "스마트 우체국으로 거듭나겠다"
물류에 AI 도입…현장 직원 업무 경감 추진
우편사업 내실화·금융 경쟁력 강화도 주력
2022-04-27 06:11:00 2022-04-27 06:11: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우정 사업에 디지털 혁신을 강화해 스마트 우체국으로 거듭나겠다. 동시에 보편적 서비스 제공과 공적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 국민행복 메신저, 국민 곁의 우체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은 27일 <뉴스토마토>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국민행복 배달 △사업의 건전한 성장 △우정 디지털 혁신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조성 등 4대 전략을 임기 내 과제로 지목하며 향후 포부를 이 같이 전했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 (사진=우정사업본부)
 
다음달이면 취임 6개월째를 맞이하는 손 본부장은 주요 과제 중에서도 우정 사업의 디지털 혁신을 첫 손에 꼽았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우정서비스의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통상우편 물량감소에 대응해 전자문서 유통시장에 진출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발굴을 지속하겠다"며 "IT 신기술을 적용한 우편·금융 장비를 도입해 스마트한 우체국 우편·금융창구 환경을 구축, 고객편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우편함, 모바일 방문예약 서비스, 스마트 우편장비 도입 등 디지털 혁신을 위한 일련의 행보들을 보다 속도감 있게 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스마트융합 물류에 투자를 강화해 물품 접수와 하차 등의 지능화·자동화를 꾀해 현장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고자 한다. 우선 내년 말 기술개발을 목표로 진행 중인 AI기반 무인접수 기술은 지난달 수행기관을 선정했다. 내년까지 시제품의 현장 적용과 통합 무인접수 기술 고도화를 이행한다. 이를 통하면 AI 기반 문자·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우편물 주소정보 자동입력 기술을 개발, 비대면 우편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 
 
지능형 일괄하차와 소포 하차 자동화도 비슷한 일정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물류 시스템 중에서도 노동집약적인 하차 작업을 AI기반 제어기술, 소포인식 기술, 관제시스템 등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다. 하차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소포 파손, 끼임, 미투입 잔여 등의 문제점을 개선해 업무 부담을 덜 수 있다. 
 
손 본부장은 물류 자동화는 자연스레 우편 사업 내실 다지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소포가 증가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해 중부권 광역우편물류센터(IMC) 처리능력을 확대하는 등 물류 프로세스 효율을 높이겠다"며 "팀별·개인별 분류 수준을 강화해 배달업무를 경감하고 집배제도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1인 가구 증가 등에 대응해 무인 우편물 교부기를 설치하는 등 비대면 배달을 활성화하겠다는 뜻이다. 
 
손 본부장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상황을 수익 확대의 지렛대로 삼을 계획도 내비쳤다. 소포 물량 증가가 요금·수수료 인상과 맞물려 우편 사업의 수익 증대에 기여할 것이란 예상이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올해의 우편 매출액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3조133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손 본부장은 "수익성이 높은 창구·방문접수소포 중심으로 소포 사업을 내실화하고 민간과 경쟁하는 계약소포 운영을 효율화하겠다"며 "글로벌 전자상거래시장 확대와 고객 수요를 반영해 맞춤형 마케팅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화장품, 생활용품 등 중국의 전자상거래 물품을 미국으로 발송하는 '복합환적 우편서비스'를 도입해 신규 수익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아마존, 이베이 등과 협력해 해외 수출을 모색 중인 중소기업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손 본부장은 현재 우체국의 주 수익원인 금융서비스의 경쟁력도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기존 주력 고객인 4050 세대는 물론 실버고객과 잠재고객 각각을 타깃으로 하는 맞춤 마케팅과 우편·예금·보험 통합멤버십 운영을 통한 교차마케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통합멤버십의 경우 고객정보를 통합해 서비스 이용 시 포인트를 제공할 수 있어 사업 간 시너지가 기대된다. 
 
비대면 거래 확산에 대응해 디지털 신상품 확대와 고객중심 특화상품 개발 등 판매 상품을 다양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비상금 보관박스, 동호회 통장, 자동저축 상품 등 다양한 디지털 상품을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우체국 시그니처 카드를 출시하는 등 고객 중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전국 각지에 분포된 우체국 창구의 활용도도 높인다. 금융권이 지점 통폐합에 나서고 있는 것에 반해 금융 소외지역·계층에 보편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우체국 금융망(창구, 시스템)을 민간에 개방한다. 현재 은행, 보험, 증권, 카드사 등 총 283개 기관과 업무 제휴를 맺어 20종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금융위원회의 2022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민간 금융권은 제휴은행과 서비스 등 우체국에 대한 업무 위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손 본부장은 "은행 점포 폐쇄 지역 주민의 금융서비스 접근성 확보를 위해 우체국 금융 네트워크를 은행 대체창구로 개방하는데 적극 협조하겠다"며 "우체국 대체창구 추진 실행력 확보를 위해서는 개별 금융기관과 우체국간 제휴 방식이 아닌 정부 주도의 대체창구 협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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