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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포츠, 골든타임②)윤석열 당선인, 지역연고제 도입 약속…산업 활성화 발판 될까
세대·지역·종목 편중 탈피 필요…업계 "직접적 실효성 없을 것" 회의적 시선
2022-03-21 06:12:00 2022-03-21 06:12: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이스포츠 시장 활성화는 게임산업 육성 방안의 일환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경기장을 비롯한 인프라가 열악하고 종목의 편중성도 오랜시간 지적돼 온 문제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스포츠 진흥을 약속하면서 기대감도 다시금 커지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종로에 위치한 롤파크에 방문해 이스포츠 경기를 직접 관람한 후 지역 거점 이스포츠 클럽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후보 시절 발표한 정책공약집에서 그는 "한국은 이스포츠 종주국이라는 위상은 높지만 세대, 지역, 종목의 편중화로 산업 전반의 경쟁려이 낮고 성장의 한계가 노출됐다"고 진단했다. 이스포츠가 수도권과 10·20대에 집중되지 않고 지역 기반의 아마추어 이스포츠 생태계가 탄탄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이스포츠에도 지역 연고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재 부산, 인천, 성남 등 일부 지자체가 지역 연고제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부산은 네이밍 스폰서십과 활동 지원 형태로 'GC부산'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담원게임아카데미 육성군, 샌드박스 게이밍 육성군 등 새로운 GC부산 소속팀을 발표했다. 이들에게는 선수 및 코칭스태프 활동비, 게임단 운영비 등이 지원된다. 또 7월에는 LCK 프랜차이즈 소속 샌드박스 게이밍과 지역 연고 협약을 맺었다. 3년간 지역 연고 게임단으로 활동하며 팬 이벤트, 뷰잉파티 등을 통해 지역민, 게임단 팬과의 결속을 다질 예정이다. 
 
인천은 지난해 5월 SGAe스포츠, 게임스틱의 NK PUBG 게임단과 지역 연고 발표를 했다. 두 게임단과 지역 연고를 통해 지역 내 이스포츠 산업 및 기반 마련을 위한 인재 발굴 등의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인천시는 올해에도 지역연고 게임단 지원 사업을 이어간다. 인천시 관내에 위치한 게임단 운영 사업자의 신청을 받아 총 사업비 4000만원 이내에서 기업별 차등지원을 통해 구단 운영과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이 외에 윤 당선인은 특성화고-스포츠 대학 등에 이스포츠 전공을 확대해 아마추어 리그를 활성화하고 프로 리그까지 연계할 수 있는 체계적인 이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이스포츠 지도자 자격증 제도 신설, 이스포츠 아카데미 세제 지원 제도 등 이스포츠 관련 일자리 창출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한중일 E스포츠대회'에서 한국 던전앤파이터 대표 선수들이 중국과 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움직임들은 이스포츠 성장의 기대감을 높인다. 이스포츠 발전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윤 당선인의 공약과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1 이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향후 우리나라 이스포츠 산업의 중요 과제는 환경 변화에 따라 재편되는 산업 구조 아래에서 성장 동력을 어떻게 갖춰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스포츠 게임단들은 경영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사업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기관은 지역연고제와 같은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역 진흥기관들과의 다양한 협력과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스포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프로팀을 모집, 다방면의 지원을 약속하는 등 긍정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크래프톤은 선발된 이스포츠 프로팀에게 팀 운영지원금을 지급하고 배그 모바일의 국내 최상위 프로 대회인 '펍지 모바일 프로 시리즈 2022'의 시드를 제공한다. 인게임, 대회방송 및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홍보도 지원한다. 
 
하지만 게임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회의적 시선을 쉽사리 거두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 이스포츠 활성화를 주창했다가 흐지부지 된 적이 적지 않았던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몇 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이스포츠 경기를 관람했을 때에도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큰 변화는 없었다"며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내용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지난 2019년 문 대통령은 스웨덴을 국빈 방문해 이스포츠 국가대항전을 관람했다. 컴투스의 대표 게임 '서머너즈 워'로 진행된 교류전을 지켜본 문 대통령은 "이스포츠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를 알겠다"며 "정말 재미있다"고 치하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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