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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코로나대출 상환유예 종료…'맞춤형 관리' 한목소리
금리 상승기 맞아 이자부담 커질듯
2022-01-17 17:10:39 2022-01-17 17:10:39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오는 3월 말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원금·이자 상환 유예 조치 종료가 다가오면서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부실 폭탄' 현실화할지 관심이 커진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부실 위험에 대비한 맞춤형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17일 금융위원회·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88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110조1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여가서비스업과 자영업자 대출이 1년 전보다 각각 20.1%, 12.7% 늘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빚을 지고 있는 자영업자도 257만2000명에 달한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다. 1인당 대출금은 3억50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9000만원)의 4배에 이른다. 자영업자 가구의 원리금상환비율(DSR)은 작년 기준 37.1%로 비자영업자 가구의 DSR(31.0%)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금융지원을 위해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원금과 이자상환을 유예해왔다. 정부의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지원이 시작된 2020년 4월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일시상환 대출의 만기 연장 지원액은 247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금융지원은 오는 3월 말 종료 예정이다.
 
현재까지 정부 방침은 3월 말 종료에 변함이 없다. 자영업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부실 가능성을 고려해 점진적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원금 상환 유예 조치를 3월 말로 종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대응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14일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고 위원장은 "가계와 기업이 본격적인 금리 상승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채무 부담 경감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충분히 지원하고, 점진적 연착륙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영업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상승과 금융지원 종료가 맞물려 채무상환 능력이 급감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등의 부실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경우에는 부실 위험이 더욱 커진다. 한은에 따르면 3월 말 금융지원 조치가 끝나면 자영업자의 DSR은 지원 조치가 지속될 때보다 2.2%p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만큼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다만 금융권은 부실 폭탄 대비 충당금을 많이 쌓아 금융권 부실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금융당국 역시 올해 은행 등 금융사에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 능력 제고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재연장 및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 등을 우려하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취약차주 중에서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며 "거리두기 단계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사업을 영위하기가 어렵게 되면 이자상환 부담만 더 가중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악순환만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원리금 상환 유예 종료로 인해 특정 시점에 상환부담 및 부실위험이 몰리는 '집중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환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거나 분산시키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변이 발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수 있어 관계당국·금융기관 등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취약·고위험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의 코로나19 대출 상담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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