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우리금융 최대주주 된 우리사주조합…'기대 반, 우려 반'
사외이사 추천 등 경영 참여 계획 없어…“회사 성장 도모할 것”
전문가 “금융 혁신 의지 바탕으로 행동 보여줘야” 과제 제시
입력 : 2021-12-02 07:55:00 수정 : 2021-12-02 07:55:0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일 9: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우리금융지주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23년 만에 정부 품을 떠나며 최대 주주로 등장한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여러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한다. 우리사주조합은 당장 사외이사 추천 등 경영 참여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우리금융이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계획이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22일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낙찰자 결정(안)’ 의결을 거쳐 낙찰자 5개사를 최종 선정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을 받은 낙찰자는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 PE) △KTB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IMM PE) △두나무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등이다.
 
공자위는 내달 9일까지 대금 수령 및 주식 양도 절차를 마무리해 매각 절차를 종결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매각이 완료되면, 우리금융 지분 15.1% 보유하고 있던 예보의 지분이 5.80%로 감소하고 △우리사주조합 9.80% △국민연금 9.42% △IMM PE 5.57% △유진 PE 4.00% △한국투자증권 3.77% △키움증권 3.73% △한화생명 3.16% △푸본현대생명 3.97% 등으로 지분 구성이 변화한다.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우리금융지주는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정부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 금융기관 정리 목적으로 우리금융에 공적자금 12조원 가량을 투입했다. 이후 정부 자산을 꾸준히 매각해 최대 주주를 내려놓으며 우리금융은 완전 민영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매각을 통해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우리금융 최대 주주로 등극한 점은 눈에 띈다. 우리사주조합이 1대 주주를 차지한 것은 금융권 최초다. 올해 3분기 기준 주요 금융권의 우리사주조합 지분을 살펴보면, KB금융(105560) 우리사주조합 1.85%, 신한지주(055550) 우리사주조합 4.92%, 하나금융지주(086790) 우리사주조합 1.02%다.
 
우리사주조합이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우리금융지주 최대 주주로 등극했지만, 사외이사 추천권을 가진 것은 아니다. 우리사주조합이 경영 참여에 대한 의사를 내비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은 우리금융의 과점주주 체제를 존중하며, 경영 참여에 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라며 “사외이사 추천 등에 대한 권한만 없을 뿐 대주주로서 이사회 참여와 의견 개진 등 권한은 그대로 행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도 직원의 주인의식이 더 강화되는 등 1대 주주가 된 우리사주조합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회사에 대한 지분을 많이 확보하게 되면서 직원들 스스로 회사가 우리 것이란 생각이 강해지게 되리라 생각한다”라며 “이를 통해 기업 가치가 극대화되고,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은 우리금융 직원이 회사 주식을 취득·관리하기 위해 조직한 조합으로, 우리은행 노동조합 간부가 우리사주조합 조합장을 맡고 있다.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하는 타 금융사 노사관계와 달리 우리은행 노사는 ‘지주사로서의 부활’이라는 공통 목표를 세워 협력해왔다.
 
그동안 금융권 우리사주조합은 노동조합과 궤를 같이 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특히,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017년부터 네 번이나 노조추천 사외이사후보를 제안한 바 있지만, 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노동조합이 기업 경영과 정치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우리은행 노사가 원만한 관계를 이어온 만큼 향후 우리사주조합은 최대 주주로서 우리금융이 지주사로서 역량을 공고히 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연임에도 파란불이 켜질 전망이다.
 
박필준 우리은행노동조합 위원장은 “그동안 우리은행 노사 관계는 갈등보다는 화합을 기반으로 발전을 이뤄왔다”라며 “1대 주주가 됐다고 해서 당장 경영에 참여하기보다는 우리금융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박 위원장은 “금융권 최초로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최대 주주가 된 만큼, 모범적인 롤모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회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주주권 행사가 필요할 때 나서는 모습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금융권에서 우리사주조합이 최대 주주가 된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던졌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종업원의 주주 회사가 된 경우는 외국에서도 보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간혹 나타나기도 한다”라며 “이러한 기업이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직원들은 위험부담을 안고 공격적인 투자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기도 해 자본을 확장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우리사주조합이 최대 주주가 됐다면, 내부 구성원들이 금융 혁신에 대한 의식을 바탕으로 이를 바꿀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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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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