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집인듯 아닌듯...' 정유사들 친환경 탈탄소 사업 강화
수소·이차전지·친환경 소재 등 미래 먹거리 공략
입력 : 2021-11-22 06:01:09 수정 : 2021-11-22 06:01:09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전 세계적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친환경 사업자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안정화된 석유 사업에 더해 비정유 사업을 확대하고 수소와 이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키우며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정제 공정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사용해 친환경 납사를 생산할 예정이다. 생산된 납사는 인근 석유화학사에 공급돼 플라스틱 제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가 열분해유 원료를 도입하는 것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대 차원이다.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을 고열로 분해해 만든 재생유로, 현행법상 석유정제업자는 열분해유를 공정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초 산업통상자원부에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신청하고 지난 9월 '실증을 위한 규제 특례' 승인을 받았다.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보유 중인 열분해공정(DCU)를 활용해 향후 연간 5만톤(t) 규모의 공장 설립도 검토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등 3대 미래 사업 분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4월 미국 수소생산업체 에어프로덕츠와의 기술협약을 통해 수소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오는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톤을 생산해 수소충전소와 연료전지 발전용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인프라 확대를 위해 대산공장에 수소차 충전이 가능한 고순도 수소 정제설비도 구축한다.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45%까지 줄이고 신사업 영업이익 비중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지난 7월 스토리데이에서 회사의 친환경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은 '카본 투 그린' 전략에 따라 배터리 사업과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30조원을 투자해서 현재 30% 수준의 그린 사업 비중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과 소재사업 자회사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는 미국과 유럽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공장을 세우고 있다. 화학 사업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미국과 캐나다 등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과 협력해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사업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에쓰오일(S-Oil(010950))은 차세대 먹거리로는 수소를 낙점하고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에프씨아이(FCI)에 82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통해 수소 사업에 진출했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화학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수소경제에 핵심적인 장치다.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협력해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를 활용한 사업과 액화수소 생산·유통사업도 검토 중이다. 
 
에쓰오일은 비정유 부문 사업에서 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 3분기 윤활유와 석유화학 사업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익의 66%를 차지하는 36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개발한 하이브리드차량(HEV), 전기자동차(BEV)의 변속기와 감속기에 최적화된 윤활유 4종 제품도 지난달 출시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30년까지 세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연간 2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전기차 윤활유 제품과 함꼐 향후 친환경 용기 제작 등 ESG경영을 적극 실천해 나갈 계획"이라며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다양한 윤활유의 추가 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내 유휴용지에 연산 1만t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고 있다. 이는 수소승용차 8만대가 1년간 사용 가능한 양으로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GS칼텍스는 화학사들이 주로 생산하던 올레핀 분야 사업도 확대 중이다. 고부가가치 석화 제품 생산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상업 가동을 앞둔 올레핀 복합분해설비를 통해 매년 에틸렌(EL) 75만 톤, 폴리에틸렌(PE) 50만 톤을 생산할 계획으로, 매년 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GS칼텍스는 지난 18일 LG화학(051910)과 생분해 플라스틱 원료 개발에 착수했다. 
 
이같은 정유사들의 친환경 사업 전환 및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추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상황과 국제 유가 등 외부변수에 민감해 위기시 대규모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정유업 특성을 감안해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정유4사 합산 누적 적자는 5조979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올해는 정제마진 개선세가 확대되면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어섰다. 4분기도 겨울철 난방 수요 확대, 윤활유 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원 연구원은 "현재 등, 경유 마진은 각각 13달러, 11달러로 코로나 발생 직전인 지난해 1월 레벨에 도달했다"며 "연말부터 아시아 국가들의 백신접종 확대로 산업활동이 정상화되면 경유 수요가 추가 창출될 수 있고, 항공용 이동 역시 재개되면서 등유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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