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고발사주 억울함 호소에 홍준표·원희룡 "묻지도 않았다"
홍준표 "정책 토론하자고 할 땐 언제고"…원희룡 "왜 나한테 묻는지 모르겠다"
입력 : 2021-10-27 17:43:45 수정 : 2021-10-27 17:43:45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윤석열 후보가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서 '고발 사주' 의혹으로 수세에 몰렸다. 윤 후보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후보들 동의를 구했지만 원희룡 후보는 되레 "왜 묻는지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고, 홍준표 후보는 "묻지도 않았는데 쟁점화한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체포영장이 기각된 사람에게 구속영장 청구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끝내 두둔하는 말은 들을 수 없었다. 
 
27일 오후 4시 G1 방송국에서 열린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먼저 원 후보에게 "MBC가 19일 조성은과 김웅 녹취록을 보도했고 20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라디오에서 '녹취록이 나왔는데 이 정도 증거로 소환 못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일 공수처가 손준성 검사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한다"며 "다시 그 다음 날인 21일 송 대표가 또 라디오에 나와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결정하는데 판단하도록 수사를 신속하게 해달라'고 발언했다"고 과정을 풀었다.
 
윤 후보는 억울한 듯 설명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22일 송 대표는 '대선이 본격적으로 오기 전에 빨리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 '국회에선 (김웅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의결할 준비가 돼 있으니 즉각 강제수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며 "그러고 23일엔 공수처가 손준성 검사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영장을 청구하게 되면 반드시 당사자와 변호인에게 통보하고, 당사자는 법원에 영장 사실 신청해 방어권을 보장하는데 그걸 안 알려줬다"며 "이걸 이틀 후인 제가 대전에서 방송토론회를 한 월요일 언론에 공개한 과정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어 "체포영장이 기각된 사람에게 구속영장 청구하는 것은 27년 법조생활에서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원 후보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묻는지 모르겠고, 구체적으로 왜 저한테 물어보는지도 모르겠다"고 냉정하게 잘랐다. 대신, "송 대표가 81학번으로 학생운동했던 대표적 인물인데 민주화로 국회의원 되고, 당대표까지 됐는데 민주화 세력들이 검찰개혁이라고 쓰고 검찰장악으로 읽는다"고 송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총론 부분에서 부당한 압박을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고발장을 누가 작성했는지를 특정하지 못해 '성명불상자'가 작성했다고 한다"며 "이 정도면 손준성 검사로 하여금 영장실질심문에 응하게 한 것 자체가 의무없는 자에게 직권남용한 것인데 이 정도면 구속영장 청구는 직권남용에 준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원 후보는 "잘 모르겠다"며 "근데 윤 총장께서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해) 경제적 공동체니, 직권남용 확장 적용이니, 죄형법정주의 등 매우 근본적인 논쟁의 중심이기 때문에 저한테는 묻지 말아달라"고 경고했다. 
 
윤 후보는 홍 후보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그는 "여당의 당대표가 '구속하라'고 공수처 압박하는 게 소위 말하는 여당 사주 아니냐"며 "선거개입 아니냐"고 동의를 구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딱하다고 생각되는데 (여기는) 대선 토론장"이라고 선을 그었고, 그러자 윤 후보는 "남의 당 대표가 우리당 경선 일정 감안해 국민의힘 후보 결정에 '강제 수사하자'는데, 이것이 대선 토론회에서 못 다룰 주제냐"고 반문했다.
 
홍 후보가 "정책토론 하자고 할 땐 언제고"라고 하자, 윤 후보는 "이게 인신공격이 아니지 않냐"고 했다. 홍 후보는 "묻지도 않았는데 쟁점화했다"고 지적하자, 윤 후보는 "검사를 오래 했는데 입장 밝히기 애매하냐"고 맞섰다. 홍 후보가 "본인이 수사당할 땐 정당한 수사고, 본인이 수사 당할 땐 정치공작이라고 하면"이라고 공세를 이어가자, 윤 후보는 "체포영장이 기각됐는데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을 검사생활하면서 봤냐"고 재차 물었다. 
 
윤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 정권이 저에 대해서 오랜 세월 괴롭히고 정치 일선에 나서니 제가 국민의힘 경선 운동을 하는 것을 방해해 왔다"며 "손준성 검사에 대한 영장 사주에서 보듯이 여당 대표가 공수처에 대놓고 '강제수사 안 하냐'고 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어 "관행과 법리에 위배해 체포영장 청구하고, 기각되니 구속영장 청구했다가 망신을 샀다"며 "국민 여러분, 그만큼 제가 두렵기 때문이고 본선에 나올 때 가장 힘든 후보여서 이러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27일 오후 윤석열(왼쪽부터)·원희룡·유승민·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강원도 춘천시 G1(강원민방) 방송국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강원 합동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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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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