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스톤즈 드러머 찰리 와츠 별세, 향년 80세
입력 : 2021-08-25 15:50:24 수정 : 2021-08-25 15:50:24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밴드 롤링스톤즈의 드러머 찰리 와츠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0세.
 
2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와츠 측 관계자는 “런던의 한 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와츠가) 평화롭게 떠났다”고 부고를 전했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와츠는 최근 건강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롤링스톤즈의 최근 미국 투어 'No Filter' 명단에도 와츠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앞서 와츠는 지난 2004년 후두암이 발견돼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와츠는 비틀즈와 함께 1960년대 영국 록 음악 양대산맥을 이루던 롤링스톤즈의 산 역사다. 롤링스톤즈는 1964년부터 2019년까지 총 30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는데, 와츠는 모든 드럼 연주를 맡아왔다.
 
영국 출신 밴드들이 대거 미국 시장에 진출한 흐름을 가리키는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보컬 믹 재거, 기타 키스 리처드 등 스타 멤버들 뒤에 줄곧 있었지만 밴드 사운드의 중심을 잡아주던 핵심 멤버였다. 롤링스톤즈 기타리스트인 키스 리처즈는 2010년 펴낸 자서전에서 “찰리 와츠는 언제나 음악적으로 내가 편히 기댈 수 있는 침대였다”고 썼다. 미국 록 음악의 전설로 꼽히는 브루스 스프링스틴 역시 “믹 재거의 목소리와 키스 리차드의 기타만큼 찰리 와츠 스네어 사운드는 롤링 스톤스”라고 정의한 바 있다.
 
롤링스톤즈 찰리 와츠. 사진/뉴시스·AP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와츠는 1941년 6월2일 런던에서 공군 아버지와 주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밴조를 연주했지만 손가락 기술이 쉽지 않자 드럼으로 주특기를 바꿨다.
 
열 두살부터는 재즈 매력에 빠졌다. 마일스 데이비스, 듀크 엘링턴, 찰스 밍거스를 파기 시작했다. 해로우 미술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런던 광고 대행사의 그래픽 아티스트로 일하다, 1963년 롤링스톤즈 드러머로 합류한다.
 
롤링스톤즈에서 와츠는 스윙에 기반한 록을 주로 연주했지만, 사실 재즈에 더 깊은 관심을 가졌다. 롤링스톤즈 멤버로 활동하는 동안에 찰리 와츠 퀸텟이라는 재즈 밴드를 만들어 클럽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최근까지 데이니시 라디오 빅밴드와 라이브 앨범(임펄스 레코드, 2017)을 발표하기도 했다.
 
보컬 믹 재거와 기타 키스 리처즈에게 주로 이목이 집중됐지만, 와츠의 존재감은 롤링 스톤스의 ‘홍키통크 우먼’이나 ‘페인트 잇 블랙’ 같은 대표곡들에서 확인된다. 
 
크림의 진저 베이커나 키스 문처럼 화려하거나 폭발적인 연주 대신, 롤링스톤즈로서 전체적 조화를 더 중시한 연주라는 평가를 받는다.
 
성품 또한 조용하고 침착하며 신뢰감을 주는 신사로 통했다. 당시 마약과 염문에 휩싸인 다른 음악가들과는 달리 모범적이었다. 1964년 미술학교 학생이자 조각가와 조용히 결혼했다. 화려한 록스타나 팝 아이돌의 삶에 관심이 없었다. 
 
찰리 와츠. 사진/뉴시스·AP
 
뛰어난 그림 감각으로 롤링스톤즈의 시각 파트를 도맡았다. 밴드의 무대 세트, 상품, 앨범 커버 디자인에 참여했다. 1967년 앨범 '비트윈 더 버턴스(Between the Buttons)' 뒷표지 일러스트도 담당했다.
 
패션 감각도 뛰어나 옷을 멋지게 차려 입는 인물로 통했다. 특히 멋스러운 조끼를 잘 갖춰입었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1950년대에 사망한 전설적인 색소폰 연주자 찰리 파커를 거론하며 “블루 노트나 버드랜드 같은 뉴욕 재즈클럽에서 파커와 함께 연주하는 것이 일생의 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는 "굳고 단단했던 사람이었다. 찰리가 록이었다"며 추모했다.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링고 스타 역시 "그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사망 소식은 충격이었다"며 고인과 얽힌 이야기를 NYT에 털어놨다.
 
그는 "광란의 밤이나 스타디움 공연이 아니라, 와츠가 런던의 로니 스코트 클럽에서 와츠가 25인조 밴드와 함께 재즈 연주를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어 "그의 양쪽에서 두 명의 다른 드러머가 격렬하게 연주를 하는 동안 찰리는 가운데서 이렇게 하고 있었다"며 곧은 자세로 최소한의 동작으로 연주를 하는 와츠를 흉내냈다. 이어 그는 “당신도 거기 있었어야 했다”며 “그 모습은 아름다웠다”고 회상했다.
 
이날 엘튼 존,‘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 ‘폴리스’의 스튜어트 코플런드, ‘듀런 듀런’의 로저 테일러, ‘퀸’의 브라이언 메이, 레니 크라비츠, 브라이언 애덤스 등도 애도를 표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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