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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5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맥도날드
2021-08-12 06:00:00 2021-08-12 06:00:00
“알바 책임으로 몰아가는 건 본인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맞춰 맥도날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한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열린 맥도날드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시민의 목소리다.
 
한국맥도날드를 향한 비판의 수위가 날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앞서 국내 맥도날드 일부 매장에서 유효기간이 지난 햄버거 빵, 또띠야 등을 버리지 않고 2차 유효기간 스티커를 붙여가며 그대로 사용해온 사실이 공익 제보자를 통해 드러났다.
 
문제는 한국맥도날드가 이 사건의 책임을 아르바이트생에게 전가한 점이다. 실제로 한국맥도날드는 사건에 대해 본사는 지시가 없었고 팀 리더 직책의 아르바이트생 한 명이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이와 같은 맥도날드의 처사를 바라보면 묘한 기시감이 든다. 5년 전 발생한 햄버거병 사태다. 햄버거병 사태는 한 어린 아이가 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먹고 이른바 햄버거병인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려 논란이 된 사건이다. 이 아이는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신장 장애를 갖게 됐고 이 아이의 부모는 한국맥도날드를 상대로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 발생 당시부터 지금까지 한국맥도날드는 제품에는 이상이 없다며 자신들에게 책임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한국맥도날드가 한 업체를 통해 납품 받아 햄버거를 만들 때 썼던 패티가 오염된 불량 제품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 공분을 샀다.
 
1심 재판부는 실제로 제조한 패티를 사용해 만들어진 햄버거를 섭취한 어린이들에게서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발생했고 그 중 일부는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인한 심각한 고통을 받기도 했다며 패티 공급 업체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다만 한국맥도날드는 용혈성요독증후군 발병 원인에 대한 인과관계 불명확으로 무혐의를 받았다.
 
자체적으로 만든 위생 강화 방안을 스스로 어긴 것도 문제다. 그간 한국맥도날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통기한보다 짧은 2차 유효기간을 내부적으로 적용해 식자재를 관리해왔다. 하지만 2차 유효기간 제도는 한국맥도날드가 햄버거병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뒤 소비자의 부정적인 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내놓은 조치였다.
 
지금까지 맥도날드는 햄버거 병 이슈가 다시 재생산되거나 또 다른 식자재 위생 문제가 발생하면 매번 식품 안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고 밝혀오고 있다.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지난 3월 취임 1주년을 맞아 ESG경영을 더욱 발전시키는 한 해로 삼고자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식품 안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는 말을 매번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문제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이 고객 가치와 사회적인 책임 가치에 중점을 둔 ESG 경영이 아닐까.
 
유승호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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