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 상식이 통하는 코인규제를
입력 : 2021-07-06 06:00:00 수정 : 2021-07-06 06:00:00
김의중 금융부장
코인거래소 가운데 9월24일까지 특정금융정보법상 신고 절차를 마치고 정식 운영하는 곳은 소수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금법은 여러 소비자보호 대책과 함께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공급받아야만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계좌를 제공하는 은행에 과한 책임을 떠넘기면서 문제가 생겼다. 예컨대 코인이 자금세탁에 이용될 경우 해외지점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은행은 계좌 발급으로 얻는 수익보다 문제 발생 시 잃는 게 많다는 하소연이다. 그래서 계좌 발급을 꺼릴 수밖에 없다. 최근 은행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일부 면책조항 얘기가 있었지만, 무산됐다.
 
업계에선 최종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거래소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네 곳에 불과하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당국과 은행도 이들 거래소 정도는 용인하는 분위기다. 다른 수십곳은 문을 닫을 전망이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를 갖추고도 폐업을 할 위기에 놓인 곳만 20곳 가까이 된다.
 
줄폐업 사태는 당국이 코인을 규제산업으로 규정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당국 입장에선 거래소 수가 적을수록 관리가 용이하다. 금융위원회도 FIU(금융정보분석원)을 통해 계속해서 은행을 압박해왔다. 일부 은행들은 고객 유치와 수수료 수입 강화 차원에서 코인거래소 계좌 발급을 검토했다. 그러나 FIU가 관리 어려움 등을 이유로 계좌 발급을 반대해왔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계좌를 제공하는 은행도 까다로운 계좌발급 조건을 내거는 등 거래소에 요구사항이 늘었다. 그 결과 유수의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실생활에서 용이하게 사용해온 페이코인 등이 상장 폐기되는 일이 발생했다. 거래소에서는 나름의 이유를 댔지만, 자의적 해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당국과 은행에 보여주기식 코인 정리에 나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관련한 소송도 덩달아 늘었다.
 
그럼에도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된 4개 거래소는 뒤에서 웃는다. 독과점 영업이 가능해져서다. 벌써부터 거래소 수수료 짬짜미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러니한 건 금융당국이 만든 이런 거래소 생태계 속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문제를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거래소 시장의 독점 문제를 살피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런 상황은 코인 시장을 대하는 정부의 준비가 미흡했음을 증명하는 단면이다. 코인에 관심도 없다가 시장이 과열되자 급조해서 제도를 만들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모순은 이것만이 아니다. 코인을 금융자산이 아닌 ‘가상자산’으로 명명하면서 주무 부처는 금융위원회로 정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실질적으로는 코인을 금융자산으로 보면서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가상자산을 금융위가 관장할 것 같으면 게임 아이템 거래소도 소관하는 게 맞지 않을까.
 
물론 금융질서를 어지럽히고 피해자를 양산하는 코인 광풍은 규제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그렇더라도 어설픈 규제는 시장을 더 혼란케 하고 반발만 부를 뿐이다. 당장은 이렇게 시작했지만 불합리한 부분은 다시 살피고 손질해야 한다. 규제를 위한 규제가 아닌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 
 
김의중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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