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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과열 논란에 상장 전 지분 정리 나서는 'AC·VC'
적정가치 이미 도달한 예비 상장기업, 지분매도해 수익 실현
'크래프톤' 등 대어급 기업, 이후 주가 상승 불확실
2021-06-15 06:00:00 2021-06-15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마켓컬리, 크래프톤 등 대어급 예비 상장 기업들의 초기 투자자들이 일부 지분정리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모주 과열 논란이 일어나자 상장 전 시점부터 투자금 회수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일부 국내 AC(액셀러레이터)와 VC(벤처캐피탈)는 대어급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지분정리에 나서고 있다. 주로 하반기 상장이 예정인 크래프톤과 미국 상장이 거론되는 야놀자와 마켓컬리가 대상이다.
 
최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크래프톤은 지분 정리 대상으로 꼽힌다. 현재 크래프톤은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다. 예상 시가총액 규모만 30조원이다. 상장 이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 오른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까지 가능할 경우 시가총액 규모는 이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공모주 과열 논란이다. SKIET(SK아이테크놀로지)가 공모가(10만5000원)의 배에 달하는 21만원에 시초가로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지만, 상장 첫날 26.4% 하락했다. 공모주가 지나치게 고평가를 기록하며 과열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올해 상장한 기업 전체인 37개사(스팩 제외) 중 시초가 대비 주가가 오른 기업은 겨우 9개사에 불과할 정도다.
 
크래프톤 CI. 사진/크래프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상장 이후 주가 상승에 불확실성을 이유로 상장 전 투자금 회수와 수익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C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공모주 과대 평가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데다 기업의 적정가치에 이미 도달했다고 평가한 부분이 있다”면서 “크래프톤과 마켓컬리의 경우 분할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A 액셀러레이터 측은 크래프톤의 보유 지분 가운데 70~80% 가량을 기관 혹은 시장에 매도하고 있다. 나머지 20% 가량은 상장 이후 상황을 고려해 매도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의 현재 장외 시장에서 현재가는 54만5000원, 시가총액은 23조원 규모다.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 시가총액 18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초기에 크래프톤에 투자한 경우 수익률은 200%를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VC 업계서도 예비 대어급 상장 기업의 투자금 회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VC 업계 관계자는 “예비 대형 상장 기업에 선투자한 경우 고객들의 투자금 회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중소형급과 달리 대어급이 오히려 공모주 과열 논란이 있어 매도 시기가 더 앞당겨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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