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신사업에 힘빼는 비비안…막대한 자금 수혈에도 재무 악화 '시름'
지난해 430억원 유상증자·100억원 CB 발행…신규사업 확대 목적
마스크·애슬레저 사업 경쟁 치열…미래 전망 물음표
종속기업 지분매입…거래정지로 당기손익에 악영향
입력 : 2021-05-31 09:30:00 수정 : 2021-05-31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19:1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비비안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전문 속옷업체인 비비안(002070)이 신사업 확대와 지분투자 등을 통한 매출구조 다변화를 꽤 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자칫 독이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만 키우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내놓은 필살기 카드가 도리어 수익성이 묘연해지면서 자금 흐름에 발목을 잡고 재무 상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비비안의 총 발행 주식수는 지난해 8월 액면병합 후 1373만5890주에서 올해 5월 기준 2780만6225주까지 늘어났다. 1년 만에 주식 물량이 2배가량 늘어난 이유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발행이다. 지난해 비비안은 무기명식 이권부 전환사채를 100억원 어치 발행한 뒤 4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연달아 단행하며 자금확충에 열을 올렸다. 전환사채의 경우 비비안이 65억원을 조기상환해 나머지 금액 35억원만 주당 3270원으로 107만336주가 신규 상장했다. 주식발행이 늘어나자 주주가치 희석 우려와 맞물려 올해 1월 5000원 후반이었던 비비안 주가는 5월 말 현재 3000원대 중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주가 하락의 우려가 있었음에도 비비안이 대규모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에 손을 뻗은 건 단연 신사업 투자 목적이 가장 컸다. 2017년에 2152억원이던 매출은 2018년 2114억원으로 감소한 뒤 2019년 1966억원, 2020년 183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지난해 비비안은 란제리에서 탈피해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 3가지 신사업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마스크와 지분투자 이익, 그리고 애슬레저 사업이다.
 
 
첫 번째 마스크 사업부터 살펴보면, 비비안은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마스크가 일상품으로 자리하자 사업성이 있다고 봤다. 비비안은 유상증자 목돈으로 덴탈마스크 설비, 3D마스크 설비 등을 확충하는데 300억원을 통 크게 투자했다.
 
비비안이 선보인 필터교체형 마스크. 출처/비비안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마스크 사업에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몰려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정부의 공적마스크 시행 이후로 마스크 수급까지 안정되면서 미래 전망이 묘연해졌다. 실제 비비안은 메디톡스와 204억원 규모의 보건용 마스크 공급계약(KF94등급)을 체결해지만 해지당한 바 있다. 이는 매출액의 약 10%를 차지할 만큼 중요 계약이었지만 단가 시각 차이로 계약이 틀어졌다고 전해진다. 비비안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9년 133억원에서 지난해 33억원으로 줄어들었는데, 같은 기간 마스크 등 유형자산 투자(CAPEX)가 늘어나 잉여현금흐름(FCF)은 –83억원으로 나빠진 상태다.
 
비비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마스크 경쟁력을 위해 프리미엄 보건용마스크 라인부터 패션마스크까지 라인업 다양화로 소비자 니즈 충족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패션 기능성 마스크를 제작하여 다양한 콜라보를 통한 마케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 CE CoC 인증과 국제표준규격인 ISO9001(품질경영시스템인증) 및 ISO13485(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인증)을 획득하며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비비안의 연결회사 인피니티엔티는 증강현실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출처/유니티코리아
 
두 번째 수익성 다각화로 점찍은 관계기업 투자도 상황이 좋지 않다. 비비안은 지난해 미래아이앤지 등으로부터 소프트웨어 총판 사업을 영위하는 인피니티엔티(구 포비스티앤씨)의 지분 26.14%(현 19.67%)를 약 575억원에 인수했다. 비비안은 지분투자를 통해 본업 외 수익구조 다변화를 꿈꿨지만, 기대와는 반대로 골칫덩이로 전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피니티엔티(016670)(인피니티)는 지난 1월4일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해 주권매매가 거래정지된 상태다. 포비스티앤씨가 소프트웨어 사업부분 중 어도비시스템즈 국내 총판권을 종속회사인 디모아로 이관해 별도기준 약 67%에 해당하는 수익구조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어도비시스템즈를 제외한 인피니티 매출은 30억원 미만으로 코스닥 상장폐지 퇴출요건(2년 연속)에 해당할 수 있다. 인피니티는 오는 2022년 4월 8일까지 개선 기간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창출이 절실한 인피니티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과 연결되는 메타버스 사업을 맏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및 웹상에서 아바타를 이용하여 콘텐츠를 즐기는 형태로 그 시장규모가 오는 2025년 3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인피니티는 가상현실(VR) 콘텐츠 플랫폼 업체 유니티와 총판계약을 체결하는 등 통로를 늘려가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는 역부족 상태다. 지난해 인피니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7% 감소한 66억6660만원, 당기순손실은 448억9120만원으로 적자 폭이 늘었다.
 
이는 고스란히 비비안 당기손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비안 포괄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인피니티 때문에 기타의 대손상각비(관계기업 투자 손상차손)가 76억원이나 발생해 당기순손실 폭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업황 악화에 자회사 실적 등의 영향이 겹치며 비비안은 지난해 영업이익 20억원, 당기순손실 522억원 등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출처/비비안
 
마지막 애슬레저 부문도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비비안은 속옷전문회사 기술력을 바탕으로 란제리와 기능성 스포츠웨어를 접목한 애슬레저룩을 내세우며 패션기업으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다만 이미 레깅스 시장은 룰루레몬, 젝시믹스, 안다르 외에도 스포츠업계에서부터 패션업계까지 모두 뛰어든 사업인 만큼 브랜드 초석을 다지기에는 한발 늦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기존 주 소비층인 40·50을 넘어 20·30세대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야 할 필요가 있지만, 판매 구조상 온라인 비중이 낮은 데다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투자 등을 확대할 여력도 부족해 업황 경쟁력을 키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비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KBO(한국야구협회)와의 협약을 시작으로 올해 KPGA(한국프로골프협회)와 라이선스도 체결하는 등 스포츠 팬들에게도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에슬레저웨어 뿐만 아니라 감성 스트리트패션 아이템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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