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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대사, 부임 넉달 만에 일왕에 신임장 제출
한일관계 발전 의지 밝혀…일 총리·외무상 면담 성사 주목
2021-05-24 15:14:28 2021-05-24 15:14:28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가 24일 일왕에게 신임장 정본을 제출했다. 지난 1월말 부임한 지 넉 달만이다.
 
주일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강 대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일왕 거처인 고쿄에서 나루히토 일왕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강 대사는 일왕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안부를 전하고 "한일관계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사가 일왕에게 문 대통령의 신임장을 제정함으로써 부임 넉 달여 만에 대사 자격의 모든 외교활동이 가능하게 됐다. 주일 한국대사관은 "오늘 신임장 제정으로 강 대사는 이후 일본 내에서 ‘주일본 대한민국특명전권대사’ 자격의 모든 외교활동이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강 대사의 신임장 제정은 전례에 비춰볼 때 늦은 편이다. 전임자인 남관표 전 주일 한국대사는 부임 11일 만에 신임장을 제정했다. 남 전 대사 이전 주일 대사 역시 부임 후 통상 두 달 내에 신임장을 제출했다.
 
강 대사는 지난 1월 부임한 뒤 2월12일 일본 외무성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고 대외 활동을 시작했다. 일본에 부임한 각국 대사는 일왕에게 신임장 정본을 제출하지만 왕실 일정 조율 등이 필요해 우선 외무성에 사본을 제출하고 대외 활동을 해왔다. 당초 강 대사는 지난달 8일 신임장을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다리를 다쳐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일 한국대사는 부임 뒤 일본 총리와 외무상과 각각 면담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강 대사는 아직 스가 요시히데 총리,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강제 징용과 위안부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이 받아들일 만한 해결책을 가지고 올 때까지 면담에 응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임장 제정을 계기로 스가 총리, 모테기 외무상 등과의 만남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미일 동맹 강화를 주요한 외교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한일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도 거부하던 모테기 외무상은 최근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정 장관과 양자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반도 태스크포스(TF) 위원들과 현안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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