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국정감사 후반부에 들어서자마자 내우외환의 '3각 파고'에 직면했습니다. 국내 현안으로는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 여부와 함께 신천지의 당원 집단 가입 의혹이 당면 과제입니다. 국외 현안으로는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에 인접한 오만만 일대로 확대해 우회 파병하는 문제가 꼽힙니다. 세 가지 현안 모두 여당 내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인 만큼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인데요. 국감 이후에도 여권을 뒤흔들 뇌관이 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여, 조희대 탄핵 검토…혁신당도 19일 첫 탄핵안 공개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문제는 국감이 끝난 후 민주당에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며 "국감 중에 탄핵을 결정하긴 어렵고, 국감 이후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탄핵 추진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이제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에 들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민주당의 이러한 기조 변화는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및 대법관 장기 공백, 대선 직전 파기환송으로 불거진 선거 개입 의혹,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와 격려금 지급 논란 등의 문제가 주목받으면서 탄핵에 필요한 여론이 조성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조국혁신당이 19일 조 대법원장의 탄핵소추안을 선제적으로 공개하기로 한 것도 민주당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대법원장을 향해 "차고 넘치는 탄핵사유로 국민적 심판은 이미 끝났다"며 "자진 사퇴를 기다리는 국민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조 대법원장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여전히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탄핵을 추진해도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다는 보장이 없고, 실패하면 오히려 지도부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탄핵 추진으로 지지층 결집을 통한 지지율 상승에 효과가 있을지 더 판단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이와 관련해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에게 "거대 여당 대표가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공식화한 것만으로도 그 발언의 여파는 어마어마한 것이고 사실상 탄핵을 발의한 거나 다름없는 무게감을 가진 발언"이라며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신천지·우회 파병안 '딜레마'…자칫 지지층 분열 '가중'
신천지 집단 입당 의혹도 국감 이후 여권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이슈로 꼽힙니다. 앞서 신천지 의혹은 김민석 대표가 지난 8·17 전당대회에서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 연합을 거론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전당대회 이후 최근 비공개 최고위에 보고된 신천지 의혹 관련 내용이 유출돼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장이 일었습니다. 이에 잠시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당내 계파 갈등이 재점화되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는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가입 정황과 증언이 확보됐다고 밝혔지만, 현재 국감 기간인 점을 고려해 본격적인 논의는 미룬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른바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은 신천지 의혹과 관련한 정황 유출만으로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공개 보고 내용 유출 경위와 함께 신천지 정황 사실이 허위일 경우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당 지도부는 신천지 개입 정황 발표에 대해 더 숙고하기로 했는데요. 당 지도부로선 조사 결과에 따라 당내 책임론이나 후속 조치 요구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향후 결과가 나와도 조사 발표 시점·방식을 두고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18일 부산 동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당 소속 6개 기초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갖던 중 생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호르무즈 해협에 신규 병력을 파병할 경우, 국내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해법으로 이른바 '우회 파병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여권으로선 난감한 부분입니다.
정부는 세부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지만,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인근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작전 범위는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해역 일대'인데, 이를 호르무즈 해협과 맞닿아 있는 오만만까지 넓히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청해부대가 활동할 근거가 마련됩니다. 호르무즈 해협에 신규 병력을 파병하게 되면 국내에서 상당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러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입니다.
다만 정부가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 및 역량 확대를 최종 결정하더라도 파병까지는 진통이 예상됩니다. 범여권 일각에서도 청해부대의 역할 확대에 대해 '우회 파병'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만큼 여권 내 분열 양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현안마다 지지층 의견 엇갈려…지지세 반등 '불투명'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과 신천지 의혹, 우회 파병안 문제는 여권 내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현안이란 점에선 자칫 지지층 분열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데요. 최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 문제에 이어 또다시 지지층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 여권 내부에서도 고심에 빠진 모양새입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은 중도층 지지율 회복에 부정적이고, 신천지 의혹 문제도 있어서 당내 갈등 상황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으로 접어들면 2028년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갈등이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에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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