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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텍, 자회사 부담 털고 성장궤도 올라탄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투자, 올해부터 매출로 연결…판교 부동산 매각차익까지 실탄 넉넉해
2021-04-29 06:00:00 2021-04-30 14:18:03
[뉴스토마토 김창경 기자]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업체 아이텍(119830)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아이텍 주가는 2019년 8월 이후 20개월만에 다시 1만원대로 올라섰다. 
 
아이텍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주가 약세를 보였다. 아이텍의 본업인 반도체 테스트 사업에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음에도 자회사인 삼성메디코스의 화장품 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다르다. 본업은 계속 좋을 예정이고 발목을 잡던 자회사들도 탈바꿈할 예정이다. 
 
아이텍은 반도체 그중에서도 가전제품, 통신기기, 자동차 전장 등에 쓰이는 시스템 반도체를 테스트하는 기업이다. 구체적으로는 팹(fab) 공정이 끝난 웨이퍼를 테스트하는 프로브 테스트와, 패키지가 완료된 칩을 시험하는 패키지 테스트로 구분된다. 반도체 제품을 출고하기 전 마지막 시험단계, 즉 밸류체인상 후공정 작업에 속한다. 동종 사업을 하는 경쟁기업으로는 테스나, 지엠테스트 에이티세미콘 등이 있다. 
 
아이텍 직원이 반도체 테스트를 하고 있다. <사진/ 아이텍 제공>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이 장악한 메모리반도체 시장보다 크지만 테스트 시장 규모는 그리 큰 편이 아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란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출에 허덕일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LG전자, 동운아나텍, 아나패스, 텔레칩스, 에이디테크놀로지, 어보브시스템, 실리콘웍스, 하나마이크론 등과 파트너 기업들과 오랜 기간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동종업계 중 숫자로 찍힌 매출과 이익 규모는 테스나보다 작지만, 테스나가 삼성전자에 편향된 것과는 달리 아이텍은 다변화된 매출처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어 안정감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 중에서는 에이디테크놀로지 비중이 29%로 가장 컸다. 올해도 전체 고객사(52개사)들과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거래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중 차량용 반도체 물량 증가로 관련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1년 매출이 500억원을 넘지 않는 작은 기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설비투자가 마무리될 경우 예상되는 매출 증가와, 이익 성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던 자회사들도 전열을 정비했기 때문이다. 파생상품 손실도 전년에 털어냈다. 
 
신규로 편입된 자회사들과 신규사업이 실적을 견인해 올해는 반전이 예상된다.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적자는 아이텍의 100% 자회사인 삼성메디코스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함이었다. 이제 손실은 대부분 반영했으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진행 중이다. 화장품 사업은 사업다각화와 신규거래처 발굴로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00%의 성장을 시현했다. 덕분에 올해 흑자 전환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텍 내부 전경 <사진/ 아이텍 제공>
아이텍 본사 전경 <사진/ 아이텍 제공>
 
아이텍은 올해 초 16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테스트 과정에 쓰이는 장비를 구매하거나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런 투자는 고객사와의 사전협의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고객사에서 나올 예상 물량 등을 반영, 고객사의 니즈에 맞춰 설비를 들이거나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어서, 특정 설비에 투자를 했다는 것은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로 통한다. 
 
또한 반도체 제조설비의 경우 구축 후 테스트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테스트 장비는 바로 가동해서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다만 투자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매출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며, 투자를 했으니 5년 동안 감가상각을 해야 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설비투자 일정은 오는 12월까지로 잡혀 있으며 이미 1분기에 40억~5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이장혁 아이텍 대표는 “본사와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매출과 이익이 증가할 것이고 매각작업 중인 판교 소재 부동산 매각차익까지 감안하면 올해는 당연히 큰 폭의 흑자를 낼 것”이라며 “이익 규모에 따라 변할 수 있겠지만 올 연말쯤앤 유동성 현금이 1000억원에 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경 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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