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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 암호화폐 시장 출렁
2021-04-24 10:58:29 2021-04-24 10:58:29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이라고 지적하며 거래소 폐쇄 가능성까지 언급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 직후 시장에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24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9시 현재 비트코인은 59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격이 6000만원대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달 8일 이후 처음이다.
 
최근 비트코인 거래가는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의 14일(현지시간) 나스닥 데뷔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지면 8100만원을 넘는 등 고공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자본이득세를 두 배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더해 22일 은 위원장의 ‘거래소 폐쇄’ 구두 경고까지 겹치면서 하락 폭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은 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답변에서 가상화폐 투자자에 대해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된다"며 "9월에 갑자기 (암호화폐 거래소가) 폐쇄될 수 있다”고 했다.
 
은 위원장은 "주식시장이나 자본시장에서는 투자자가 있고 투자자를 보호하는데 이 가상자산에 들어간 이들까지, 그림을 사고파는 것까지 다 보호해야 될 대상이냐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며 "내재가치가 없는 가상자산이라는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 발언이 직후 투자자들의 거센 비난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개정된 소득세법을 적용해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으로 얻은 소득 중 250만원을 넘는 금액에 대해서는 20%의 세금을 거둔다는 방침이다. 화폐가치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세금을 걷는 행위는 모순적이라는 비판이다. 
 
은 위원장의 사퇴 요구도 이어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합니다'라는 글엔 지난 23일 청원이 시작된 후 이날 9시 8만2608명이 글에 동의했다.
   
여당 내에서도 정부의 안일한 시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이 위험하니 막겠다는 접근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전용기 의원도 같은날 "인정할 수 없으면 대체 왜 특금법(특정금융거래정보법)으로 규제하고, 세금을 매기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무책임한 태도가 공무원의 바른 자세인지 하는 것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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