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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할 이슈에 휩싸인 그룹 계열사…주가, 약될까 독될까
LG엔솔·SKIET, 소송 악재에도 몸값↑…SKT 지배구조 개편·LG전자 MC 철수 '호재'
2021-04-06 06:00:00 2021-04-06 06:00:00
[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기업분할로 이슈가 된 국내 굴지의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움직임 뿐만 아니라 신성장 산업을 떼내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전문가들은 그룹 사업부를 작은 단위로 나눠 역동성을 주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호재라고 보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5월 중순경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공모 절차를 돌입했다. SKIET 공모 주식 수는 총 2139주로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8000원~10만5000원이다. 이 기준으로 SKIET의 기업가치는 약 5조6000억~7조5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이 SKIET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등과 함께 올해 조 단위 공모 대어로 꼽힌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SKIET의 높은 기술력으로 2019년 출하량 기준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0%로 3위에 등극했다"며 "LG화학과의 소송으로 불확실성은 높으나 기존 정유,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기타 기업가치가 약 20조원에 육박하며 분리막 사업 기업가치도 약 7조6000억원에 달해 주가 업사이드(상승)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LG화학에서 2차전지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된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물적분할 발표 당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게 불면서 한때 주가가 급락했다. 최근에는 LG화학 배터리 수주잔고 150조원 가운데 20%를 차지하고 있는 폭스바겐에서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밝혀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부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2차전지 시장의 성장 기대에 이번 물적분할이 악재보단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 '파워 데이'의 불확실성은 현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지엠(GM)과의 제2공장 투자를 포함해 사업협력 관계 강화 및 신규 고객사 확보에 따른 미국 시장 내 점유율 증대는 폭스바겐으로 인한 중장기 불확실성을 상쇄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의 경우 기업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기관투자자까지 SKT 매수에 동참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의지를 밝힌 지난달 25일부터 최근(2일)까지 기관은 총 4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런 가운데 SKT는 지난해 모빌리티 사업 분사를 발표한 데 이어 같은 해 말 T맵모빌리티를 출범시킨 바 있다. 이달 1일에는 티맵과 우버의 합작법인인 '우티'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T는 지난 3월25일 주주총회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이 임박했음을 발표했으며 인적분할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를 비롯해 T맵모빌리티, 원스토어, ADT 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웨이브 등 통신업에 가려진 자회사의 적정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 분사 이슈는 아니지만 이달 5일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밝히면서 이날 주가가 2% 가까이 상승했다. LG전자는 1995년 첫 휴대폰인 '화통'으로 모바일 사업에 뛰어든 지 26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모바일(MC) 사업부를 오는 7월31일부로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최근 시가총액은 마그나와 합작회사(JV)에 대한 기대감이 모멘텀이 되고 MC 사업부 폐쇄에 대한 실적 개선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MC 사업부는 사업부 철수만으로도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실적 기여 면에서 규모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Libs(배터리 분리막) 공장 건설 현장. 사진/SKIET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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