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수사정보담당관 "판사 문건 작성, 직무 범위 내 행위"
"법무부, 관련 내용 문의 해온 적 없어"...윤석열 총장 징계 사유 제시에 반박
입력 : 2020-11-25 14:33:49 수정 : 2020-11-25 14:33:49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사유 중 하나로 제시한 주요 재판부 불법 사찰 혐의에 대해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근무한 검사가 "직무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상욱 고양지청 형사2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서 "법무부가 지적한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 중에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문건 부분이 있었는데, 그 문건은 수사정보2담당관인 제가 작성했다"며 "과거 해당 업무의 실무자로서 그 경위와 내용에 대해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성상욱 부장검사는 "법무부를 비롯한 어느 누구도 작성 책임자인 저에게 이 문건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거나 문의한 사실이 없다"며 "저에게 한 번이라도 물어봤다면 충분히 설명 가능한 사안이었음에도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란 중요한 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확인도 없었던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0년 2월 당시는 조국 전 장관과 일가에 대한 재판,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재판, 울산 선거 개입 사건 재판,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재판 등 주요 사건 재판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었다"며 "검사라면 누구나 경험했듯이 일선에서 공판부로 배치되면 공판부장은 공판검사들에게 담당 재판부의 재판 진행 방식이나 선고 경향을 파악하고 숙지해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맥락에서 대검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가 주요 사건 재판부의 재판 진행 방식과 과거 재판 내용 등을 정리해서 주요 사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로 이해했다"며 "수사정보정책관실도 그 업무를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부연했다.
 
우선 성 부장검사는 보고서에 포함됐다는 '물의야기법관'에 대해 "그 내용은 현재 언론에서 언급하고 있는 조국 전 장관 사건 재판을 담당하는 김모 판사가 아니라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중 한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 구성원 중 A판사가 전임 대법원장 시절에 작성된 물의야기법관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이에 대해 "그 사실은 공판검사들 사이에서 이미 알려져 있었다"며 "2019년 이미 피고인의 변호인이 그 사실을 재판부에 문제 제기하며 '배석 판사가 물의야기법관 문건에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고, 따라서 공판팀이 이미 아는 내용을 리마인드 차원에서 기재한 것"이라면서 "수사팀으로부터 자료를 받거나 할 이유도 없고, 그런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법연구회 가입 여부는 언론 기사에 나와 있었고, 그 무렵 어떤 기사는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의 명단이 통째로 실려 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보고서에 적힌 우리법연구회 가입 여부에 관한 내용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세평은 '공판검사의 평가'를 세평이란 제목으로 붙인 것일 뿐 해당 판사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아니라 재판 진행 등과 관련해 그 재판부에서 공판을 담당했던 검사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성 부장검사는 "제가 작성한 자료는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자료가 아니다"라며 "본건 자료 작성과 배포는 법령상 직무 범위 내의 행위임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업무 범위를 규정하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수사정보2담당관은 부정부패 사건, 경제질서 저해 사건, 대공·선거 등 공공수사 사건 등과 관련된 정보와 자료의 수집, 관리 업무를 하도록 돼 있으며, 위 사건 관련 정보에는 수사 중인 사건 관련 정보는 물론 공판 중인 사건 관련 정보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성 부장검사는 "저는 일선 공판부에서 근무할 때도 공판검사가 교체되거나 재판부 구성원이 바뀌면 공소유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재판부의 특성을 정리해 후임자에게 전달해 왔다"며 "저는 그런 업무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위법하거나 부당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총장님의 감찰 사유가 되고, 징계 사유가 되는 현실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이 글을 작성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은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이던 지난 2017년 12월 직전 범죄정보기획관실에서 명칭을 바꾸고, 정보 수집 범위도 대폭 축소하는 방식으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수사정보2담당관실은 범죄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수사정보1담당관실은 이를 검증하면서 일선 수사에 실제 도움이 됐는지 등을 평가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앞서 추미애 장관은 지난 24일 윤석열 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를 명령하면서 사유로 제시한 혐의 중 하나로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 사찰이 있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2020년 2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울산 사건과 조국 전 장관 관련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와 관련해 '주요 정치적인 사건 판결 내용, 우리법연구회 가입 여부, 가족관계, 세평, 개인 취미, 물의야기법관 해당 여부' 등이 기재된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하자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수집할 수 없는 판사들의 개인정보와 성향 자료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등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명령에 따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출근하지 않은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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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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