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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의 날이요?"…생존 벅찬 항공사들
"살길 찾기 바쁘다"…관광 비행 상품·화물운송 몰두
2020-10-30 06:00:00 2020-10-30 06:00:0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국내 민간기가 처음 취항한 것을 기념하는 '항공의 날'이 올해는 예년과 달리 달리 조용히 지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생계를 걱정하기도 바쁜 상황이기 때문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30일 제40회 항공의 날 기념식을 온라인에서 축소 진행한다. 
 
항공업계가 제40회를 맞는 '항공의 날'을 맞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조용히 지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항공의 날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캡쳐
 
'함께 여는 하늘길, 다시 꿈꾸는 파란 하늘'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온라인 기념식엔 김현미 국토부 장관, 진선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손창환 한국항공협회 회장이 참석한다. 아울러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를 선정하고 장관 표창 수여식을 한다. 항공의 날은 국내에서 처음 민간 여객기가 서울~부산에 취항한 1948년 10월 30일을 기념하는 날로, 국토부가 주관해 1981년부터 매년 기념식을 열어왔다.
 
지난해 항공의 날 행사 때는 정부, 국회, 학계, 항공업계 등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했지만 올해에는 이보다는 참여 인원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부대 행사로 진행했던 항공레저스포츠제전, 항공 안전 세미나도 올해에는 열지 않는다.
 
항공사들도 올해 항공의 날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의 날 행사는 각 항공사 대표들과 직원들이 직접 만나 단합하고 격려하는 자리지만 올해는 살길 찾기 바빠 신경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유공자와 표창 수여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다음 달 거의 모든 항공사 직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상황인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사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실제 국내 대다수 항공사는 이달 말 정부의 연 최대 240일간 유급 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이 끝나면서 무급휴직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은 다음 달부터 12월 말까지 무급휴직에 들어가며 대한항공은 이달 15일 종료 예정이었던 순환휴직을 12월까지 연장했다.
 
이밖에 매출을 올리기 위한 각종 자구책도 쏟아내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목적지 없는 비행상품'을 내놓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은 예상보다 수요가 많아지자 연내 관련 프로그램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국적사 중 처음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 상공을 돌고 되돌아오는 국제 비행 상품에 대한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당초 항공관광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관광 비행 상품을 내놨던 에어부산도 30일부터 부산~서울~제주~부산 상공을 도는 상품을 내놨으며, 지금까지 목적지 없는 비행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대한항공과 진에어도 관련 상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선 운항 중단 공백을 메우기 위해 화물 사업으로 뛰어드는 저비용항공사(LCC)도 늘고 있다. 올 2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운송 부문을 강화하고 '깜짝 흑자'를 내면서다. 지난 20일 국토부가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3개 LCC에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운송 승인을 발급한 이후 이들 항공사는 화물기로 개조한 여객기와 카고 시트백(Cargo seatbag)을 활용한 화물 운송을 시작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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