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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디지털·탄력점포…2018년 은행권 점포전략 보니
"늦게 닫거나 특색 있거나"…디지털 금융확대에 점포전략 재편
2017-12-25 10:57:16 2017-12-25 10:57:16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의 내년도 영업점포 전략이 ‘소규모’, ‘디지털’, ‘탄력점포’로 압축되는 모습이다. 4차 산업 혁명과 핀테크로 대변되는 디지털 금융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금융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내 영업점포 수는 줄어드는 한편 저녁 시간에도 문을 여는 야간점포와 무인 창구는 확대될 전망이다. 
시중은행이 내년 영업전략으로 디지털·그룹화 전략을 택했다.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대구은행 무인점포,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신한은행 디지털 어드바이저, 국민은행, 모바일 사전 업무신청 서비스 안내./뉴스토마토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신한·우리·국민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은 내년도 오프라인점포 전략으로 소규모 지점의 특색 있는 탄력점포와 디지털 점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비대면 채널 활성화로 모바일 금융을 활용한 고객이 늘자 점포 역시 재편되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인터넷뱅킹(스마트폰뱅킹 포함) 하루평균 이용건수와 이용금액은 각각 9647만건, 43조210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 2.0% 증가했다.
반면 영업점을 직접 내방하는 창구거래(입출금 및 자금이체 기준)는 10.2%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영업점 효율화를 위해 점포 구조를 개편하고 나섰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일 은행업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컬처 뱅크’를 내놨다.
‘컬처 뱅크’는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 활성화에 따라 오프라인 점포를 찾는 손님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신규 손님 창출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비금융 콘텐츠를 영업점 공간에 융합시킴으로써 은행 영업시간이 끝난 저녁 시간과 주말에도 자유롭게 찾아오고 싶은 지역의 명소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인 ‘방배서래지점’에서는 국내 유명 공예 작가와 주목 받는 신진 공예 작가의 공예 작품을 볼 수 있으며, 구매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KEB하나은행은 내년 스타일, 정원 꾸미기, 여행, 책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가 적용된 컬처 뱅크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KEB하나은행 컬처뱅크TFT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에서 대기업 F&B업체 숍인숍 유치 등 리테일러와의 다양한 콜라보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단순한 공간 공유 개념이 아닌 비금융 콘텐츠가 융합된 형태의 지역 자산화 구현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문화의 수준을 높이고, 삶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은행과 더욱 긴밀히 연결 짓는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신한은행의 영업점은 빅데이터와 디지털로 재무장된다.
앞서 신한은행 전국 700여개 영업점에 디지털 창구를 마련, 태블릿 PC를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 상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는 내년 초 본격 운영되는 ‘디지털 상담 어드바이저’ 도입을 위한 첫 단계로, 신한은행은 고객 상담 자료와 대면·비대면 채널의 마케팅 정보들을 연결할 계획이다.
성별, 연령대, 직업 등 개인 정보를 입력한 고객은 비슷한 조건을 가진 다른 고객의 금융생활 분석 자료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영업점포는 소그룹으로 바뀐다.
지역과 특성이 유사한 영업점 6~7개점을 하나로 묶어 허브 점포를 중심으로 목표를 부과하고, 영업점 간 협업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거점 은행을 기반으로 하는 허브앤스포크(Hub&SPoke) 시스템을 도입해 중심점포 위주로 영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은행 또한 파트너십그룹(PG·Partnership Group) 단위로 점포를 재편할 방침이다.
지난 2015년 도입된 PG는 전국의 영업점을 10개 가량의 그룹으로 묶어 공동 영업권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공동영업권의 지역본부장으로 이뤄진 '소(小) CEO'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큰 지점과 작은 지점 형태의 소규모 지점이 혼재되는 등 파트너십그룹(PG) 단위로 인력 효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각 지역별 고객 수요를 분석하고 이에 맞춰 기업금융, 외국환, 자산관리 등 특수성에 맞게 전략적으로 역할을 분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KB-Wise근무제(유연근무제) ▲영업점 방문 예약서비스 ▲디지털 창구 운영 등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이밖에 대구은행은 유·무인디지털 복합점포인 ‘DGB 셀프창구’를 확대 개점할 방침이다.
‘DGB 셀프창구’는 영업점 직원의 도움 없이 고객 스스로가 일반적인 은행업무의 90% 가량을 처리할 수 있는 무인 디지털 키오스크 코너로 예·적금·펀드 신규와 체크카드발급, 전자금융 및 보안카드 발급 등 118개의 업무를 볼 수 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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