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금융당국이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자산운용사의 펀드 직접 판매를 거론하고 있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판매채널이 부족한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직판'에 나서긴 했지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은행과 증권사 주도의 판매 채널 대신에 직판을 선택할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가 각자의 유통망을 통해 펀드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점 판매 방식을 넘어 올해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판매를 확대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존리 대표의 브랜드력을 앞세워 직판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가입자 수는 약 6만명이다. 공모펀드의 부진 속에서도 메리츠자산운용은 상반기 펀드 수탁액을 유지했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작년 12월 계열사인 삼성카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사 펀드 직판에 나섰다. 운용사 관계자는 "27일 현재 판매 잔고는 40억 정도로 큰 규모는 아니지만, 플랫폼을 통한 펀드 판매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도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으로 펀드 직접 판매를 거론하고 있다. 비대면 선호 투자자의 증가, 판매 보수를 뺀 낮은 수수료,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 리스크 감소 등의 이점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비용은 더 낮고, 운용사를 통한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과 통합 자문채널을 활성화, 운용사 직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안을 등을 예고해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펀드 직판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직판 시장이 펀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당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자사 펀드를 직접 판매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운용사들도 있으며, 그 비용이 크지 않다 생각하면서도 당장 돈을 벌어다주는 사업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운용사가 많다"고 했다.
판매사와의 관계가 불편해질 것을 우려하는 운용사들도 있다. 증권사가 펀드를 '가판대'에 걸어주느냐 마느냐에 판매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직접 판매액이 클 경우엔 증권사 측에서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사들 입장에서도 다른 이유로 도입에 부정적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계열사인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미 증권사가 만든 펀드몰이 많은 상황에서 한 운용사의 펀드만 판매하는 운용사 직판 채널이 얼마나 차별성을 가질지는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금융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하기 위해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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