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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다각화 총력" 총알 모으는 금융사들
KB·하나·우리금융 등 신종자본증권 발행…낮은 채권 금리에 조달 수월
2020-06-01 15:00:40 2020-06-01 15:00:4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금융지주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코로나19 대출 확대 여파와 사업 다각화로 자본 건전성을 제고할 필요가 커진 데다 낮아진 채권금리 영향으로 자금 조달에 부담이 줄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각각 4000억원, 3000억원 수준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그 규모는 바뀔 수 있다. 우리금융 측은 이번 채권 발행이 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4월까지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7.5%로 전년 동기(1.7%) 대비 4.4배 급증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내부등급법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자회사 등 자본비율 사수에 민감하다. 특히 대출이 늘어나면 금융사의 위험가중자산(RWA)도 덩달아 증가해 자본비율을 떨어뜨린다. 1분기 우리금융의 RWA는 237조8440억원으로 직전 분기(228조0460억원)에 견줘 4.3% 증가했다. 이 기간 우리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1.7%를 기록, 전분기 대비 0.2%포인트 떨어졌다. 이번 자금 조달로 BIS비율이 0.3%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달 28일 50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대한 유상증자와 더케이손해보험(현 한화손보) 인수로 손상된 자본적정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하나금융 측은 "4200억원은 지주사 운영자금으로, 800억원은 지난 2015년 발행한 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제1-1회)의 조기상환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도 지난달 각각 4000억원, 4500억원에 달하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증가한 이중레버리지비율 부담 완화과 코로나19 대출 지원을 위한 재원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저금리·저성장 경기의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등 계열사 확장으로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분주하다. 이에 따른 자본적정성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다양한 자본 확충 방안을 수립, 이행 중이다. 특히 시장 불안에도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 높은 채권 수요를 이끌고 있다. 하나금융을 비롯 KB금융, 국민은행 등은 모두 모집액 대비 높은 수요에 최종 발행 금액을 1000억~1500억원 수준 늘렸다. 최근 낮아진 채권금리 덕에 분기별 부담해야할 이자 부담도 줄었다. 예컨대 하나금융이 조기상환하기로 제1-1회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의 경우 이자율이 3.95%이다. 이번에 발행하는 채권금리는 3.2~3.5%로 금리 부담을 0.4%~0.7%포인트가량 완화했다. 
 
금융지주들이 자기자본 비율 개선을 위해 잇따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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