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2020년 늦봄, 온라인 강의를 하며
입력 : 2020-05-07 06:00:00 수정 : 2020-05-07 06:00:00
학생들로 꽉 찬 강의실에 들어오려고 향기를 퍼트리고 있는 꽃. 그 꽃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가끔씩 강의실로 들어와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비행(飛行)을 선물(?)하곤 했던 벌. 그 벌도 볼 수 없었다. 봄꽃이 지고 있는데도 학생들과 꽃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건 고사하고, 속절없이 봄이 지나가고 있으니, 아, 어쩌란 말인가. 우리 모두의 쓸쓸함과 허전함이 쌓이는 가운데, 더위가 찾아온다는 소식만 흘러나온다. 그렇게 대학 신입생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 강의는 벌써 석 달째로 접어들고.   
 
2020년 5월, 대학에서 펼쳐지는 광경이다. 전 세계를 공포로 휘몰아 넣고 있는 ‘코로나19’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구하는 있는 대학의 풍경은 고요하다. 이 낯선 풍경으로 비단 학교에 근무하는 교직원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학생도, 이들을 지켜보는 국가도 사회도 두렵다. 그리고 힘들고 안타깝다. 늘 같은 모습으로 학교를 바라보다가 캠퍼스로 흘러들어오는 산바람만 무수히 다녀간다.
 
“교수님, 보고 싶어요.”, “언제쯤 등교할 수 있나요?”하는 안부 인사와 궁금증이 전화기 속에서 서로의 애틋함으로 호흡하고 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반드시, “건강을 챙기라.”는 당부와 함께 “공부도 게을리 하지 말 것.”을 일러준다. 그리고 집에서 공부하는 요령도 가르쳐주고, 숙제도 내준다. 더하여 그 숙제는 만나지 못하는 교수를 대신해서 아버지, 어머니에게 검사를 맡으라고 지시 아닌 지시도 한다.   
 
이른바 ‘학제’가 생긴 후 처음으로 대한민국 전체의 학교들이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현실에서, 필자는 다음 몇 가지 점을 고민하고 걱정한다. 그리고 적절한 해법을 제시한다. 
 
우선, 대면수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커진다.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할 수 있었던 교감과 정서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교육은 꼭 지식을 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지 않은가. 더하여 학생들 상호간에 나누었던 우정도 색깔을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여 슬프다. 대면수업이 창출했던 가장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을 나누는 일을 펼쳐야 한다. 그래서 제안한다. 편지를 쓰자. 교수와 학생 간에도, 친구지간에도. 손 편지를 쓰자. 그게 가장 좋겠다. 과학이 발달한 현재는 정말이지 손 편지를 쓰지 않는다. ‘편지’라는 말만으로도 설레었던 시절로 돌아가 보자. 그것이 정말 어렵다면, 전자메일로, 하다못해 휴대폰의 문자로, 카톡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그리움을 이야기 하자. 이 시절을 헤쳐 나가는 가장 중요한 교육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로 단절된 시기에 가장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뉴스가 나온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건강하고 따뜻한 대한민국의 속살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다. 
 
 또 하나는, 강의를 듣는 교재나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은 반드시 샀으면 한다. 활자화된 종이로 된 책을 보라는 뜻이다. 대학 구내서점으로부터, 출판사로부터, “학생들도 오지 않고, 교재도 많이 사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어느 때보다 편치 않게 들린다. 단지 매출 급감을 걱정하여 국가 경제로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저 눈으로 보고 익히는 것보다 책으로 보는 공부가 훨씬 효과를 높인다. 그것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사안이다. 대한민국은 책을 읽는 문화가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일부 대학에서는 5월부터 특정 과목은 대면수업을 시작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이미 4월말부터 시작했다는 곳도 있다고 한다. 대학이나 사회가 온라인 수업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되새기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은 계층이 대한민국의 청년이라는 사실이다. 2020년 3월, 통계청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15세-29세)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만 9000명 감소했다고 한다. 전 연령층에서 청년층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들을 보듬어주고 이들에게 부여할 건강한 일자리를 생산해야 한다. 그 책임이 국가와 사회에 과제로 주어졌다. 공통의 고민임을 잊지 말자.     
 
2020년 봄은 ‘봄이 왔어도 봄이 아니라’는 노래가 들리는 듯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계절이다. 하지만 소리 내어 외치고 싶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오석륜 시인/인덕대학교 비즈니스 일본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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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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