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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유가투자② 단기반등 예상하면 ETF 등 지수상품…중장기 투자시 국내 정유주
정제마진손실 마무리 후 유가 저점보다 먼저 반등 시작
2020-04-01 13:00:00 2020-04-01 15:25:37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유가에 연동하는 상품이 아니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무엇보다 산유국들이 경쟁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리면 이를 보관하고 수송하는 일감이 늘어날 텐데 그렇다면 보관과 수송에 전문화된 미드스트림(Mid-Stream) 기업들은 유가 하락의 여파를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그래프>는 국제유가(WTI)에 연동하는 대표 ETF 상품인 USO와 글로벌 정유기업 엑손모빌, 그리고 정유기업 쉘 계열의 미드스트림업체인 쉘미드스트림파트너스(Shell Midstream Partners LP)와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미드스트림 톨그래스에너지(Tallgrass Energy)의 지난 1년간 주가 등락을 비교한 것이다. 
 

자료: 블룸버그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모두가 합심한 듯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검은 선은 USO다. 유가 연동 상품이므로 USO를 기준해서 관련 종목들의 수준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주황색은 엑손모빌(XOM)인데 최근까지 급락했다. SK이노베이션 주가 역시 엑손모빌과 거의 비슷한 흐름과 낙폭을 나타낸다. 녹색 선 쉘미드스트림파트너스(SHLX)는 1월 중순경의 반등이 눈에 띄지만 그만큼 낙폭도 컸다. 
 
파란 선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12월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스크라비스로버츠(KKR)과 함께 조단위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던 톨그래스에너지(TGE)다. 다른 종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덜하지만 큰 손실이 발생한 것은 다를 게 없다. 지난해부터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SK 등 국내 기업과 연기금들이 북미지역 미드스트림 업체들에 투자한 사례가 증가했는데, 이번 유가 급락으로 대부분 상당한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 하락 시 차별화된 방어력을 보여준 것이 아니므로 미드스트림도 투자 대상으로는 적당치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파산 위험에까지 내몰린 업스트림(Up-Stream)의 원유 및 가스 채굴업체에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결국 남은 것은 정유사다. 유가 급락으로 정제마진에서 큰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의 저유가에 맞는 몸을 만든 후엔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유가 하락기에 그랬던 것처럼. 
 
WTI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2008년 6월 고점~2009년 1월 저점과, 2014년 6월 고점~2016년 2월 저점 등 두 번의 눈에 띄는 하락을 경험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각각 2009년 1월, 2015년 1월과 10월에 반등을 시작했다. 하락기간이 짧았을 때는 유가가 저점을 찍었을 때, 하락기간이 길었을 때는 저점을 찍기도 전에 추스르고 반등을 시작한 것이다. 저유가에 적응했다는 의미다.  
 
하이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한달분의 재고를 감안하면 4월 OSP 하락이 5월 정제마진에 온기로 반영돼 유가 급락에 따른 고가 원료 투입 역효과가 소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3월 유가 급락에 따른 원유 재고 평가손실이 2분기에 70% 반영돼 실적 개선이 제한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렇다고 올해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유가에 투자하겠다면, 몇 달 사이 단기 반등할 것이라 예상할 경우 롤오버 비용 신경 쓸 것 없이 유가 추종 ETF를, 최소한 올해는 넘겨 기다리겠다면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란 변수를 제거하고 싶다면 S-Oil 등 정유주를 선택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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