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만 영업익 89.4조…삼성전자, 엔비디아도 추월
HBM·메모리 ‘동반’ 호황…분기 영업익 100조 눈앞
정부 메가프로젝트 탄력 기대…양극화 우려는 과제
2026-07-07 13:52:38 2026-07-07 15:42:55
[뉴스토마토 이보라·안정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단일 분기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최근 분기 기준 엔비디아를 뛰어넘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가운데도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두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올라섰다는 평가입니다.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막대한 현금창출력이 확인되면서 투자 실행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반도체 초호황의 과실이 일부 산업에 집중되면서 양극화와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9.3%, 영업이익은 1810.3% 증가했습니다. 증권가 컨센서스(약 84조원)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입니다. 1~2분기 영업이익을 합산하면 146조원에 달합니다.
 
2분기 기준, 하루 평균 약 9800억원, 시간당 410억원 가량을 벌어들인 셈입니다. 3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6조)의 두 배를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습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최근 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엔비디아가 약 82조원(535억3600만달러), 알파벳 61조원(396억96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 59조원(383억9800만달러), 애플 55조원(358억8500만달러)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삼성전자는 단일 분기 영업이익으로 이들 기업을 모두 넘어섰습니다.
 
메모리 공급 부족, 수익성 끌어올려
 
업계에서는 이번 잠정실적에 성과급 충당금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특별성과급 지급 재원 등을 감안하면 충당금 규모는 15~19조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반도체 부문에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임금협상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충당금을 제외하면 분기 영업이익은 10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벌어들인 연간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규모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은 AI 메모리 호황과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됩니다. AI 데이터센터(DC) 증설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서버용 D램과 일반 D램, 낸드플래시까지 수요가 확산되며 메모리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 분기 대비 45~60%, 낸드 ASP는 50~60%가량 오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AI 투자 확대 속도를 메모리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졌고, 이 같은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일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적 대부분은 DS 부문이 이끈 것으로 분석됩니다. 증권가는 DS 부문 영업이익이 90조원 안팎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다만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는 3조원가량의 적자를 낸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와 TV·가전 등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생활가전(DA)사업부 등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소비 둔화가 겹치며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사이클은 공간 제약으로 인해 메모리 공급이 최소 내년 4분기까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과거 사이클을 반추해 보면, 미드 사이클(Mid-Cycle) 앞뒤로 전개되는 판가 상승 구간 이후 물량 확대 구간이 중복으로 발현될 때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은 더욱 폭발적으로 개선됐다”고 분석했습니다. 
 
"2026년까지 흐름 이어질 듯"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을 늘리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업계 최초로 6세대 HBM인 HBM4 양산에 들어간 데 이어 차세대 제품인 HBM4E도 공개하며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용 HBM4 공급을 시작했고, HBM4E 개발도 앞당기면서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HBM4를 중심으로 AI 메모리 비중이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의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시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AI 수요는 계속 늘고 있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오르고 있고, 그 결과가 이번 실적에 반영됐다”며 “업계에서는 통상 2028년까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반도체는 결국 누가 먼저 투자하느냐의 경쟁”이라며 “용인과 호남 투자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하며, 이번 실적은 향후 투자에 긍정적인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실적은 정부가 추진 중인 메가프로젝트에도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호황이 수출과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성과급 지급과 메가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 상권까지 온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양극화와 인플레이션이라는 양날의 검도 존재한다”며 “정치권이 이번 실적을 단순히 치어리딩할 것이 아니라, 오랜만에 찾아온 반도체 호황을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 “정부가 잘나가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번 실적은 그런 우려를 숫자로 압도한 퍼포먼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보라·안정훈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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