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결국 '의원 꿔주기'…더시민당 7명 파견
지역구 4명 포함 심기준·제윤경·정은혜 더시민으로…'통합당 판박이' 비판
입력 : 2020-03-26 11:44:50 수정 : 2020-03-26 11:44:50
[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용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보낼 비례대표 의원 3명을 제명하면서 비례 의석 확보를 위해 노골적인 '꼼수 쓰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추진 과정에서 '의원 꿔주기'를 비판해 온 민주당이 똑같은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 총회를 열고 비례대표인 심기준·정은혜·제윤경 의원을 제명했다. 비례대표가 의원직을 유지한 채 탈당하려면 제명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 21대 총선에 불출마하는 이종걸·신창현·이규희·이훈 의원 등 지역구 의원 4명도 시민당으로 보낼 계획이다. 지역구 의원들은 자발적으로 탈당한 뒤 시민당 입당 절차를 밟으면 된다. 시민당으로 넘어간 의원들은 총선 후 다시 민주당에 복당할 예정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당 지도부는 그동안 4·15 총선의 정당 선거에서 시민당 투표 기호를 끌어 올리고, 선거 보조금(5명 이상 현역 의원 있을 시 20억원 가량)을 지원받기 위해 현역 의원 파견 방법을 고심해왔다. 정당 투표에 기재되는 정당 순서는 오는 27일 후보 등록 마감 이후 의석 수 기준으로 정해지는데 비례대표용 플랫폼 정당인 시민당에는 현역 의원이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시민당은 총선 정당 투표 용지에서 민생당, 미래한국당, 정의당에 이어 4번째 순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 선거법 150조에 따르면 5명 이상의 지역구 의원을 확보한 정당이나 직전 대통령 선거·비례대표 의원 선거 등에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기호를 우선 부여받게 된다.
 
'의원 꿔주기'를 놓고 당 내에서는 '원칙도 명분도 없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시민당 행을 자처한 민주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정은혜 의원은 경기 부천 오정 경선에서 탈락하자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법 개정 이후 정치 현실을 바라보면 만족스럽지 않다"며 "그런 것들에 연연해 시간을 허비한다면 총선이 끝난 뒤 문재인 정부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두고 두고 큰 후회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제윤경 의원은 전날 의총 직전 페이스북에 "국회 개혁과 선거법 개정 취지를 이루기 위해 더불어시민당으로 당을 옮기기로 결정했다"며 "총선 승리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냉엄한 현실 앞에서 우리 민주당 역시 불가피하게 비례 연합 정당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민망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의총에서 "결단을 내려준 의원들에게 고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의원 파견을 현실적으로 하지 않을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해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의원 꿔주기'라고 비판한 통합당의 파견과 다른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통합당과의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불가피한 결단을 내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과거 통합당에 쏟아 냈던 비판은 고스란히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의원 꿔주기'를 빌미로 통합당을 고발하기도 했다. '불가피한 결단'으로 정당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로남불', '말 바꾸기'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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