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력 없는 코로나19 29번째 환자, "지역사회 감염 우려"

해외여행력·확진자 접촉 없다고 진술"지역사회 감염 대책 강화 마련 중"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외여행력과 확진자 접촉이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해당 환자는 82세 한국인 남성으로 감염 경로를 특정할 수 없어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1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29번째 확진 환자는 지난 15일 흉부 불편감으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응급실을 내원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양성 판정을 받은 시간은 16일 오전이다.

 

당시 심근경색증 의심으로 진료를 받던 중 영상검사상 폐렴소견이 발견되면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서울대학교병원에 29번째 확진 환자로 격리됐다.

 

16일 성북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권역응급센터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발열과 폐렴소견에도 환자 상태는 안정적이라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해당 환자는 지난 2019년 12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외국방문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환자 본인도 외국 방문이 없다는 진술을 한 상태로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즉각대응팀과 시도, 시군구는 감염원, 감염경로,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펼치고 있다. 확진 환자의 역학조사 과정을 통해 접촉 사실을 놓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염 접촉 여부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에는 일본과 같이 지역사회 내에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일본의 경우 14일, 15일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사례가 7건 정도 보고된 바 있다.

 

방역대책본부도 ‘지역사회 감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측은 “지역사회 및 의료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사례 차단에 집중할 시기”라며 “현재 중국에서도 지역사회 유행이 계속되고 있고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도 해외여행력 등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코로나19의 특성상 증상이 경미한 상태에서 빠르게 전파를 일으킬 수 있어 위중하진 않지만 전염력이 높고 비교적 환자를 인지하기 어려운 초기 상태부터 전염력이 있다”며 “지역사회 감염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환자나 어르신들이 많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될 경우에 대비해 지역사회 감시의 강화와 대책을 강화하는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규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