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국내 유통시장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위기를 맞은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대대적 인적쇄신 카드를 꺼냈다.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예년보다 빠르고, 파격적인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과감한 세대교체를 실행했다. 이에 업계는 롯데그룹 정기인사도 변동 폭이 클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유통 BU(비즈니스 유닛)장 교체 여부 등 유통 부문 파격 인사 여부가 큰 관심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해 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등 4개 부문 BU장 중 식품과 화학 BU장 2명을 교체한 바 있다. 올해 유통과 호텔&서비스에서 BU장 교체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미국 무역 분쟁 등으로 유통시장 전반적인 악재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대응을 위한 변화에 방점이 찍힌다. 특히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따라서 실적이 부진한 유통부문에 변화를 줄 것이란 예상이 높다. 특히 정년을 넘긴 유통 BU장 교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통 BU장을 이끌 차기 후보군으로 업계에서는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강 대표는 롯데백화점 중국사업부문장으로 롯데백화점 중국사업을 이끌다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가 됐다. 이 대표는 2102년 롯데월드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5년부터 롯데하이마트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이봉철 롯데지주 사장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 사장은 롯데그룹 ‘재무통’으로 기업 합병과 롯데지주 출범을 이끌었다.
여기에 최근 유통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도 파격인사에 무게를 싣는다. 롯데그룹 경쟁 업체들이 올해 인사를 통해 보여준 지향점도 온라인 강화다. 먼저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김형종 한섬 대표를 현대백화점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한섬 대표를 맡은 지 4년 만에 온라인몰 매출을 10배 이상 끌어올린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내년부터 현대백화점 온라인몰 사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온라인 중심의 유통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이번 정기인사 방점을 미래 먹거리 찾기에 찍은 모습이다. 먼저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백화점에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선임하고,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에 장재영 신계계 대표를 선임하는 트레이드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장 대표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장 대표가 그동안 신세계백화점 실적 향상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대표 교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유통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달 중순 쯤 2020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정기인사를 단행해왔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정기인사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롯데그룹도 앞당길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일정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다른 업체 인사와 관련해 큰 영향 없이 매년 해오던 시기에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부 분위기는 큰 변화가 없다”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사진.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 야경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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