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대책 헛발질…장기안심상가 탁상행정·세금 낭비 우려
일부 상권 쇠퇴로 공실률 높고 임대료 인상 우려 없어 지원금만 새
상가 유인 정책 설계 부족으로 참여율도 저조…올해 두번이나 추가 공고
입력 : 2019-11-24 12:00:00 수정 : 2019-11-24 12:00: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시가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으로 야심차게 추진한 '서울형 장기안심상가'가 잘못된 지역 선정과 저조한 참여율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선정된 상가 일부는 이미 약화한 상권으로 임대료 인상 우려가 없고, 공실률이 높은 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상가 유인 정책 설계도 부족해 저조한 참여율로 올해 두 번이나 추가 공고를 낸 상태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25일과 6월26일에 각각 '장기안심상가' 모집 공고를 냈지만 1차 모집공고에는 18곳이 지원해 10곳을 선정했고, 2차 공고에는 5곳밖에 지원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고가 적게 들어와 개선안을 마련해 3차 공고를 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총 19억원을 들여 총 118곳을 '서울형 장기안심상가'로 선정했다. 임대인-임차인 간 체결된 상생협약은 총 404건이며, 시는 2020년까지 2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화여대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형 장기안심상가'는 '장기안심'이 무색하게 건물 상가 2개 모두가 비어 있었다. 인근 건물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A씨는 "7월에 여기 왔는데, 그때부터 쭉 공실이었다"고 말했다.  
 
이대 상권은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었으며, 온라인 쇼핑몰의 발달로 유명 화장품 회사 직영점과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여러 곳도 철수했다. 이대에서 20년 동안 공인중개소 사무실을 운영한 관계자는 "주변 상가 공실률도 높고, 임대료를 20~30% 낮춰도 들어오겠다는 임차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고 있거나 바로 직전이 지역을 선정해야 실효성이 높은데, '서울형 장기안심상가'는 시의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받는 건물주와 인테리어 업자에게만 좋은 정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 역시 "매출이 높은 화장품 회사까지 빠져나가는 상황인데, 임대인이 임대료를 올리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대역 근처에 위치한 '서울형 장기안심상가' 모습. 사진/홍연 기자
 
서울의 대표적 대학 상권으로 꼽히는 신촌의 경우는 반대로 임차인의 정책 만족도가 높았다. 신촌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서울형 장기안심상가'에서 10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B씨는 "예전에는 임대인이 임대료를 최대 10%까지 올리기도 했는데, 지난 2년 동안은 2%밖에 올리지 않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모델링 비용으로 부분 방수공사 등을 해 건물 시설이 조금 나아진 것 같다"고 했다. 신촌에 있는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신촌역 부근은 아직 상권이 쇠퇴하지는 않았다"면서 "'서울형 장기안심 상가'를 통해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면 실질적으로 임차인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임대료 인상 우려가 있는 상가를 유인할 정책 설계도 부족해 참여율도 낮다. 시는 올해 3월 '장기안심상가' 모집 공고를 냈지만, 참여가 저조해 3차까지 공고를 진행하고 있다. 지원금액을 올리고, 평균 환산보증금의 구간과 임차상가 수도 세분화해 차등 지원하도록 한 것이 이전과는 다른 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대료가 이미 높거나 인상 우려가 있는 곳은 신청을 잘 하지 않는다"면서 "젠트리피케이션 초기 단계나 도시 재생 지역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대료 인상 우려가 없는 지역 상가에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임차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상권이 슬럼화되는 지역에서 장기안심상가를 모집하는 것보다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복안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실질적으로 임대료 인상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겨냥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맞춤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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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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