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 계절…"후원금 모금도 전략"
책 제목 '사회이슈' 반영 트렌드…날짜·장소 선점 경쟁도
입력 : 2019-11-17 20:00:00 수정 : 2019-11-17 20: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21대 총선을 5개월 앞두고 출마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 터지듯 열리고 있다. 하지만 셈법은 복잡하다. 단순히 '선거 밑천'을 마련하는 것을 뛰어넘어 차별성·전문성을 강조하고 당과 지역민에 눈도장을 찍으려는 머리싸움이 한창이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포항북 지역위원장이 17일 포항에서 '희망이 있는 한 승리는 확정적이다' 제목의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는 6·13 지방선거 때 경북지사에 출마했으나 패했고, 내년 총선에 도전할 예정이다. 12일엔 민주당 이원욱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7일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희망을 향한 반걸음'이라는 책을 내고 기념회를 했다. 이처럼 선거철 정치권에선 출판기념회가 성황리다.
 
10월17일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연세대학교 공학원 대강당에서 '희망을 향한 반걸음' 출판기념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출판기념회는 정치신인은 물론 현역 의원이 삶과 정책비전, 철학 등을 알릴 기회이자 창구다. 책 판매수익을 명목으로 합법적인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문제는 공직선거법상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는 선거일 90일 전(2020년 1월16일)까지만 출판기념회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출판기념회로 후원금을 걷을 시간이 두 달 밖에 안 남았단 뜻이다. 출마를 노린 출판기념회의 수싸움이 치열해진 이유다. 
 
책 제목 짓기 경쟁도 뜨겁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역구 이름을 강조하는 건 유행이 지났다. 최근의 사회적 이슈를 부각하거나 희망적 메세지를 넣고자 고심한다. 이원욱 의원의 책 제목은 정부의 수소경제에서 착안한 '수소에너지 백과사전'이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의 책 제목은 '갑질과의 전쟁'이다. 19대 총선 때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잃은 김근태 전 의원의 자서전 제목은 '나의 길, 도전과 극복 그리고 희망'이다.
 
10월27일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신진영 천안을 당협위원장의 '정직하면 이긴다'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출판기념회 날짜와 장소도 선점이 필요하다. 같은 지역구에 출마할 경쟁자와 비슷한 날짜 또는 같은 장소에서 기념회를 하는 건 피한다. 혹시라도 지지자들이 헷갈리거나 언론 기사에 묻힐 수 있어서다. 지방에 출마할 예정자의 경우 지방 지역구와 여의도에서 따로 행사를 하기도 한다. 출판기념회에 어떤 유력 인사가 와 힘을 실어줄 것인지도 중요한 사항이다. 이 경우 미리 일정을 잡고 연락해 축사를 부탁하는 경쟁이 벌어진다. 당 지도부 또는 지역 명사가 와야만 당이나 지역에서 밀어준다는 인상을 줄 있다는 설명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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