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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학교 104곳에 ‘유료’ 생리대 자판기 운영
보건실 비치 규정 어겨, 생리대 자판기 관리 미흡
2019-11-11 16:02:22 2019-11-11 16:02:22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104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유료로 생리대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최선 서울시의원(강북3)이 11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학교 1351곳 중 104곳은 유료 생리대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학교보건실 시설 및 기구에 관한 규칙이 개정 공포됨에 따라 서울 학교 보건실은 지난달 4일부터 생리대를 필수적으로 보건실 내에 비치해야 한다. 아직까지 서울 학교 가운데 113곳은 학교 보건실 내 생리대를 비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104곳의 학교는 자판기를 통해 생리대를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무료 자판기를 운영하는 학교는 고작 55곳에 불과했다.
 
게다가 유료 생리대 자판기를 운영하는 104곳의 학교들은 돈을 받고 생리대를 지급하면서 정작 중요한 위생 관리에는 다소 미흡한 편이었다. 104곳의 학교 중 생리대 자판기 관리주기가 월 4회 이상인 곳은 33곳(31.7%)에 불과했다. 심지어 자판기 관리주기가 월 1회 미만인 곳도 8곳이나 존재했다. 
 
충분하고 안전하게 생리대를 사용해야 한다는 청소년 건강권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 공감대를 얻어 관련 법령이 개정됐음에도 유료로 생리대를 판매하는 학교들이 수수방관하고 있다. 아예 일부 학교에서는 여전히 학교 내 생리대 자판기에서 유통기한이 이미 지난 생리대가 종종 발견되는 실정이다. 돈을 내고 판매하는 생리대임에도 정작 학교 측은 위생관리에 소흘하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지난 8일 서울시의회 교육위 행정사무감사에서 생리대 유상 지급 사실을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생리대는 무상으로 지급되는 것이 맞다”고 시인하며, “앞으로는 유료로 생리대가 지급되는 일이 없도록 즉각 시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최 의원은 “향후 교육청은 서울 관내 학교 내 존재하는 유료 생리대 자판기를 즉각 철거해야 한다”며 “각급 학교들은 학생들이 접근하기 쉬운 공간에 충분한 양의 생리대를 비치해 누구나 원하면 자유롭게 생리대를 가져가 사용할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을 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여성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본부 회원들이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별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의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 여성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운동본부 회원들이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별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의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 조례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생리대.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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