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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해운·물류 데이터 표준화 추진
'글로벌 해운물류 디지털 컨소시엄' 창립
한국형 데이터 표준화로 신규 서비스·사업 창출 모색
2019-09-26 15:42:17 2019-09-26 15:51:23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해운·물류업계가 공동으로 한국형 해운·물류 데이터 표준화를 추진한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세우며 해운·물류업계가 새로운 비지니스를 창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가든호텔에서 해운·물류 서비스 플랫폼 업체인 밸류링크유 주도로  '글로벌 해운물류 디지털 컨소시엄(GSDC, Global Shipping & Logistics Digitalization Consortium)' 출범식이 열렸다. 
 
GSDC는 글로벌 해운사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해운·물류업체, 제조·유통사, 데이터기술기업, 공공기관, 연구기관 등도 이에 맞춰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출범했다. 컨소시엄에는 총 35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을 주도한 밸류링크유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한 대응은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선사는 이미 디지털 전환 뿐만 아니라 데이터 독점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밸류링크유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덴마크 선사 머스크의 선복량(배에 실을수 있는 화물의 총량)은 414만7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달한다. 글로벌 선복량 2264만TEU 중 무려 18%를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머스크는 IBM과 블록체인 물류 플랫폼 '트레이드 렌즈'를 개발해 관련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해운·물류 서비스에는 선사, 물류업체, 항만, 세관 등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섞여 있다. 이들은 화물 운송 과정에서 방대한 자료들과 데이터 등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데, 머스크는 높은 선복량으로 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자사 디지털 플랫폼업체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관련 기술개발과 디지털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머스크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에 해운 데이터를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에 밸류링크유는 국내 해운·물류 업체 등과 공동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컨소시엄 회원사들은 밸류링크유 플랫폼을 통해 트레이딩, 전자문서(EDI), CRM(고객관계관리), 운영데이터 등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밸류링크유는 플랫폼을 운영하며 얻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표준화를 추진한다. 이런 노력은 궁극적으로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 창출 기회가 마련될 것이란 게 밸류링크유의 판단이다. 
 
해양수산부도 민관 주도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 가든호텔에서 개최된 '글로벌 해운물류 디지털 컨소시엄' 창립식에서 박준영 해양수산부 기획조정실장의 축사를 서기관이 대독하고 있다. 사진/ 뉴스토마토
 
해운업계에서는 GSDC가 한국형 해운·물류 데이터 표준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최영석 남성해운 실장은 "해운업계 재건을 위해 선대 확장이나 얼라이언스 참여 등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은 있었으나 IT 부문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간과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GSDC를 통한 한국형 데이터 표준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해운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영수 밸류링크유 대표이사는 "그동안 기업 각자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데 동감했으나 해결점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밸류링크유의 통합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공동 연구·개발로 회원사들은 새로운 서비스나 비지니스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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