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등 주요그룹 재판만 수십 건…비판여론 키우며 '재벌개혁' 빌미
삼성, 3세 경영 최대 위기…최태원 이혼 소송도 관심
입력 : 2019-09-22 06:00:00 수정 : 2019-09-22 06: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과 계열사들이 국정농단, 탈세, 마약 등 각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총수들과 관련된 재판들도 여러 건 진행 중이어서 재벌에 대한 여론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첫 재판은 10월쯤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기환송심에서 이 부회장의 실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달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제공한 말 세 마리(34억원) 등을 뇌물로 판단하면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액은 36억원이 8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을 넘으면 무기징역이나 징역 5년 이상을 선고하게 돼 있어 최종심에서 형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9월29일 대법원이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 대한 판결을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분식회계 증거인멸 관련 삼성 임직원 8명에 대한 재판은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달 25일 첫 정식 재판을 연 후 5번의 재판을 통해 다음 달 안에는 선고를 한다는 방침이다. 본안에 해당하는 삼바 분식회계 사건 역시 검찰이 수사 중이다. 검찰은 관련 실무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혐의 입증에 주력하는 한편, 김태한 대표의 영장 재청구 여부 등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은 계열사 노조 와해 의혹과도 엮여있다. 최평석 전 삼성전자서비스 전무와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32명이 관련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에 대한 심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매주 한 차례씩 열리고 있고, 지난 17일 27차 공판을 마쳤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며 압수수색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그룹차원의 조직적 노조 설립 시도 저지와 관련된 문건들이 나온 것이 단초다. 이와 유사한 에버랜드 노조 와해 의혹사건도 다음달 18일 첫 공판이 예정돼있다.
 
현대·기아차와 전현직 임직원 등 3명은 세타Ⅱ 엔진을 탑재한 국내 자동차에 안전운전과 관련한 각종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18개월여 동안 이를 숨기고 시정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는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이 열린다. 검찰은 다만 정 회장에 대해서는 건강상의 이유로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현대차는 협력사 비제이씨(BJC)와의 소송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BJC의 악취 제거 기술을 탈취해 특허를 얻었다는 혐의로 민사 손해배상청구 재판을 받았고, 민사법원 1심과 특허법원 항소심에서는 승소했지만 이에 불복한 BJC가 상고하면서 대법원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 소속 임직원들은 부품납품업체인 유성기업의 노조파괴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항소를 검토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 재판을 진행 중이다. 3차 변론 기일은 오는 27일이다. 또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등 전현직 임직원 13명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은 다음달 7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재판 중인 SK텔레콤 역시 병원 처방전을 환자 동의 없이 수수료를 받고 약국에 넘겨 환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LG는 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15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탈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이 항소하면서 2심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밖에도 법원은 재벌가 자제들에 대한 다수의 재판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대마를 상습 흡입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SK그룹과 현대가 등 재벌 3세에 대해 항소했고, 대마를 투약하고 밀반입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CJ그룹 장남 이선호씨를 기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일가의 도덕적 해이와 범죄 관련한 재판이 이어지면서 이를 비판하는 여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잠시 주춤했던 재벌개혁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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