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줄어도 이자 높인 결과…금융지주 상반기 최대이익 예고
2026-07-02 14:02:23 2026-07-02 14:23:52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도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상반기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의 주수익원인 이자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던 금융권의 당초 우려와는 전혀 다른 결과인데요. 대출 문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를 크게 유지하면서 손쉽게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역대급 실적 끝" 우는소리 무색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상반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10조8949억원입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작년 상반기 10조32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순이익이 5695억원(5.5%)가량 늘었습니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지주(KB금융(105560))가 3조6346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고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가 3조2388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2조4596억원 순입니다. 우리금융지주(316140)는 1조5619억원입니다. 
 
당초 금융지주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본격화하면서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의 이자이익 증가세도 둔화할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기존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대출 성장 둔화에 따른 수익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도 대출 총량 규제가 곧바로 은행 실적 악화로 이어진 적은 없습니다. 문재인정부에서 가계부채 급증을 억제하기 위해 총량 규제를 강하게 시행했던 2021년과 2022년에도 은행권은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갔습니다. 지난해 역시 정부가 사실상 총량 관리를 부활시켰지만 금융지주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20개 국내 은행이 2020~2021년 벌어들인 이자이익을 보면 2020년 4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60조4000억원으로 18조8000억원 늘었습니다. 총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 대비 이자이익 비중도 치솟았습니다. 2021년까지 80%대를 유지하다가 2022년 94.3%까지 올랐고 지난해에도 88.8%에 달합니다. 
 
강력한 대출 규제 속에서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은 바로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서 오는 이익)' 확대입니다. 예금금리는 은행의 조달 비용이고 대출금리는 수익인 만큼 예대금리차가 확대될수록 이자이익도 늘어납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에도 예대금리차는 확대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해 빠르게 낮아졌지만 대출금리는 가산금리 인상과 우대금리 축소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5월 4대 은행의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39%p로 전달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지난 3월 예대금리차가 평균 1.51%p까지 확대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후 은행들이 증시 호황 속 자금 이탈을 막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맞춰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소폭 내려가긴 했는데요. 2년 전 0.79%p와 비교하면 여전히 2배 가까이 커진 셈입니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관련 안내가 게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대출 총량 규제에도 이자마진 견조
 
은행들은 정부의 규제 기조를 명분 삼아 예대금리차를 넓히고, 이를 통해 이익을 손쉽게 방어했습니다. 은행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춰 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출 공급이 제한될수록 가격인 금리를 유지하기 쉬운 구조가 형성되면서 이자이익 방어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반기 대출 규제 강화로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COFIX)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코픽스는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데, 코픽스가 오른다는 것은 주담대 금리가 더 오른다는 얘기입니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도 은행 실적에는 우호적인 요인입니다. 지난달부터 신용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산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반면, 기업대출은 생산적 금융 정책 영향으로 경쟁이 이어지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시 금융채 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권 내부 분위기는 사상 최대 실적을 마냥 반기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막대한 이자수익을 올릴 때마다 반복돼 온 당국의 상생·포용금융 압박이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최근 정부는 은행들이 손쉬운 이자장사에만 매몰돼 실물경제 자금 공급과 취약계층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며 금융의 공공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정책실장이 금융권의 중·저신용자 소외를 고강도로 비판한 이후,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순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출범시키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도 은행권이 최대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금융당국은 취약차주 지원 확대와 사회공헌 강화 등을 주문해 왔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예대마진이 유지되면서 실적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실적이 좋아질수록 포용금융 확대 요구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어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은행권이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를 명분으로 예대금리차를 높게 유지하며 이자이익을 방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시내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대출규제 정책이 금융지주들의 배를 불리는 결과를 낳고 있군요. 이자를 높인 결과로 서민들은 이자부담으로 힘든데 금융지주들만 좋은 일 시키고 있네요. 금융지주들은 돈 장사로 번 돈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았으면 합니다.

2026-07-02 14:17 신고하기
0 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