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동탄·기흥·구리 묶자 옆동네 '들썩'…"호가 계속 오를 것"
실거주·투자수요 쏠려…집값 상승 기대감에 매도자 '버티기'
2026-07-02 15:36:26 2026-07-02 16:03:00
[뉴스토마토 홍연·이수정 기자] "계약됐습니다."
 
2일 방문한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공인중개사무소들은 걸려 오는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습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고객 상담 중에도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에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른 오전부터 신혼부부로 보이는 상담객이 눈에 띄었고, 30분 단위로 손님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취재를 위해 머무는 동안에도 계약이 성사됐다는 내용의 전화가 잇따라 울렸습니다.
 
정부가 화성 동탄, 용인 기흥, 구리를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묶자 규제를 비껴간 인근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붙는 '풍선효과' 조짐이 감지됐습니다. 수원·용인(기흥 제외)·안양 등 인접 지역은 물론 화성 병점, 남양주 별내·다산신도시, 김포, 평택 고덕 등 비규제지역에서도 매수 문의가 급증하며 호가가 뛰는 양상입니다.
 
다산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구리가 규제로 묶여버리는 바람에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6월 중순부터 상담 문의는 계속 이어졌고 발표가 난 뒤로는 더 바빠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 달도 안 돼 호가가 5000만원까지 뛴 곳도 있다"며 "자이 같은 브랜드 아파트는 전용 84㎡ 기준 매매가가 10억원을 넘어섰고, 9억원대는 1~3층 저층뿐"이라고 전했습니다.
 
매물 품귀에 가격표를 내거는 것조차 무의미해졌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동네는 가족 단위 수요가 많아 59㎡ 소형 평형이 많지 않은데, 이마저도 매매가가 9억원을 넘었다"며 "실제로 구리에서 넘어오는 수요가 많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 살고 싶어 하는 수요는 많은데 실거주 매물이 없으니 호가가 계속 오른다"며 "예전처럼 창문에 가격을 써 붙이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실거주 매물보다 전세를 낀 갭투자 매물이 더 많고, 전세 물건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습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에 위치한 다산역자연앤푸르지오 모습. (사진=이수정 기자)

용인 처인·화성 병점·안양도 들썩…"매물 거둬 물건 없어"
 
기흥구가 토허제로 지정된 용인에서는 규제에서 빠진 처인구로 수요가 쏠리고 있습니다. 처인구 역북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기흥이 토허제로 묶였으니 이제 투자할 곳은 처인구밖에 없다"며 "대장 아파트인 '우미린센트럴파크' 전용 84㎡ 호가가 7억~7억8000만원에 형성돼 있으며 집주인들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호가를 한 번에 2000만원씩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가격이 올라갈 거라 실거래가는 소용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기흥 쪽에서 오는 분들과 처인구에서 집을 사야 하는 실거주 수요가 많고 투자자도 섞여 있다. 선호도가 높은 우미린과 '역북 명지대역 동원로얄듀크'는 오른다는 생각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물건 자체가 많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동탄과 맞붙은 화성 병점도 기대감이 컸습니다. 병점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병점아이파크캐슬' 전용 84㎡는 바로 입주 가능한 물건이 7억원 후반~8억원 초반"이라며 "동탄이 토허제로 묶여 풍선효과에 개발 호재까지 겹쳐 집값이 많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7년 동탄역 1호선 연장이 개통되면 동탄역에서 동탄인덕원선과 SRT, GTX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호재로 꼽았습니다. 그는 "84㎡는 8억1000만원에 최고가를 찍었고, 최근에 같은 평형대를 8억3000만원에 사겠다는 손님이 있었는데도 집주인이 계약을 보류했다"고 전했습니다.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도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모습입다.
 
규제 공고와 효력 발생 사이에 놓인 유예기간(7월1~4일)을 노린 이른바 '막차' 수요도 감지됩니다. 이 기간에는 토지거래허가 절차와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전세를 낀 갭투자가 가능한 마지막 창구로 여겨지면서 수요가 단기 집중되는 정황입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갭투자보다 실거주 수요가 많다는 게 현장 중개업계의 공통된 전언입니다. 규제지역에서 밀려난 실수요가 인접 지역 매물을 빨아들이며 호가를 밀어 올리는 구조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안양에서는 이미 토허제로 묶인 평촌 대신 만안구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만안구 안양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평촌은 묶였는데 여기는 아니다 보니 투자자와 실입주 수요가 모두 몰려 거래가 더 많이 됐고,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는 전용 84㎡는 현재 11억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며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 가격 협상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신축 대장 단지로 꼽히는 '안양역푸르지오더샵'에 대해서는 "전세가가 낮아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탓에 상대적으로 덜 올랐지만,10월 등기가 예정돼 있고 토허제로 묶이지 않아 호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문재인정부도 집값 안정을 위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지정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집값 상승세를 잡으려 했지만, 규제를 피한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반복되면서 '규제 추격전'만 벌이다 실패한 이력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규제 직후 인접 지역의 호가가 들썩이고 매물이 잠기는 패턴이 그대로 나타나면서 규제로 수요를 누를수록 비규제지역으로 번지는 핀셋 규제의 한계가 다시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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