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자사고를 대체할 다양성 필요
입력 : 2019-07-25 06:00:00 수정 : 2019-07-25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우리 아이는 공부를 못해요."
 
서울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지정취소 청문 첫날이었던 지난 22일, 한 학부모는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외쳤다. 성적이 좋지 않아도 교육 다양성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곳이 자사고이며, 소위 '입시학원'이 아니라는 취지로 한 말이었다.
 
자사고 운명의 한 주가 중반부를 지나고 있다. 서울 8곳과 부산 1곳은 청문 절차를 마쳐 각 시도 교육청이 교육부로 지정취소 동의 요청서를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25일 교육부는 전북 상산고와 경기 동산고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를 열어 심의한다. 결정은 이르면 다음날인 26일에서 29일 정도로 예측된다.
 
11곳의 운명이 정부에서 결정되는만큼, 여론전은 뜨겁다. 자사고 학부모가 연일 집단행동을 하고, 자사고 등은 소송전을 불사하면서 "학교 형태의 다양성이 교육 다양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페지를 원하는 진영에서도 "일반고 내 교육과정의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집회를 열고 성명을 내고 있다.
 
여론전의 결과는 현재까지 폐지 진영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에서 지난달 자사고·특목고 '축소'에 대해서 찬반을 조사했을 때는 찬반이 43.1% 대 37.1%였는데, 이번달 들어와서 '폐지' 찬반은 51.0% 대 37.4%로 더 벌어졌다. 축소보다 더 강한 표현인 폐지로 문항을 바꿨는데도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폐지 찬성 의견이 더 많은 이유에는 자사고가 제 역할을 못한다고 여겨진다는 점이 있다. 교육 다양성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입시학원처럼 돼 버렸다는 인식이 넓게 퍼진 것이다. 일반고보다 최대 3배 비싼 수업료와 서열체제가 교육 기회의 균등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꾸준했다.
 
교육 당국은 여론의 지지를 동력으로 삼아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지속하는 한편, 일반고의 질도 높이는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일반고의 수업 선택권 강화 정책은 긍정적이지만 더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자사고의 교육 다양성은 특별하지 않다"고 발언했지, 일반고가 더 뛰어나다고 하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교육계에 자리잡은 과도한 입시 위주 기조를 해소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사고를 폐지한 의미가 반감될 것이다.
 
신태현 사회부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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