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라 불러"…지난해 직장 성희롱 익명신고 717건
고용부, '직장 내 성희롱 익명 신고 센터' 접수 결과
입력 : 2019-06-20 11:19:30 수정 : 2019-06-20 15:25:22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투(#ME TOO) 운동 등으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 직장 내 성희롱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 지난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건설현장 여성노동자 실태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건설산업연맹 여성위원회는 건설의 날을 맞아 건설산업의 남성중심적 편견을 바로잡고 성차별적인 현실을 개선하여, 여성 건설노동자들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건설현장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성희롱 익명신고센터에서 지난해 3월 8일부터 올해 3월 7일까지 모두 717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한 달 평균 60건, 하루 평균 2건에 해당하는 수치다.
 
직장 내 성희롱 익명신고센터는 고용부가 지난해 3월부터 운영해온 제도로, 사업주·상급자·노동자·고객에 의해 발생한 성희롱 피해 사실을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게 돼 있다.
 
신고방법으로는 익명 294건, 실명 423건으로 실명신고가 많았다. 익명으로 신고가 가능함에도 실명으로 신고가 많은 것은 행위자에 대한 조치와 사업장 지도·감독을 해달라는 의지로 보인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성희롱 신고 사업장은 공공부문이 59건(8.2%), 민간기업이 658건(91.8%)으로 나타났다. 민간 기업을 규모별로 보면, 50인 미만 사업장이 116건(16.2%)으로 가장 많았고, 300인 이상 사업장이 93건(13.0%), 50인 이상∼300인 미만 사업장이 85건(11.9%)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조치 결과는 행정지도 305건, 과태료 부과 25건, 기소송치 1건, 취하종결 등 274건, 조사 중 112건이다.
 
성희롱 유형으로는 머리카락과 손이나 어깨·엉덩이 등을 만지는 신체접촉부터 추행까지 포함한 경우가 48.5%로 가장 높았고, 성적 농담이나 음담패설로 피해자에게 불쾌감·굴욕감을 준 경우가 42.0%로 나타났다. 즉 성희롱 피해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신체 접촉과 성적 농담, 음담패설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제작=뉴스토마토
 
이외에 상사가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할 것을 강요한다든지, 짧은 치마를 입고 출근하라, 화장을 진하게 하라는 등 상대방의 외모에 대해 평가하거나 성적인 발언을 한 경우 18.8%, 개인적인 만남 요구가 9.5%, 피해자의 연애나 성적 사실관계를 묻거나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가 7.4%, 사회관계망서비스(SNS)·문자·전화 등 방식으로 성희롱 발언을 하거나 사진·영상을 보낸 경우도 5.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대응사례를 살펴보면, 아무 대응을 하지 않은 경우가 25.6%였지만, 회사 내 고충처리 기구 또는 인사팀·상사 등에 신고한 경우가 30.0%로 가장 높았다. 행위자에게 직접 문제 제기를 하거나 항의한 경우가 27.9%, 상사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상담한 경우가 16.5%, 외부 기관에 신고 내지 도움을 청한 경우가 11.6%로 나타났다.
 
성희롱 신고에 대한 회사의 대응으로는 신고 내용상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가 58.2%였으나 조사를 진행한 경우가 17.5%로 나타났고, 조사를 하지 않은 경우는 16.0%, 신고자가 평가하기에 형식적인 조사에 그쳤다고 언급한 경우가 4.3%로 나타났다. 
 
가해자에 대한 조치 사례로는, 가해자에 대한 징계 등 조치없이  사건을 무마했다고 한 경우가 24.8%로 가장 높았다. 가해자를 징계한 경우가 8.8%, 성희롱에 비해 경미한 징계나 구두경고 등 불합리하게 조치하였다고 신고자가 평가한 경우가 7.4%였다.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는 가해자와 같은 부서로 배치한 경우가 6.7%, 해고(6.3%), 사직종용(5.5%) 순으로 나타났다.
 
선우정택 정책기획관은 “사건처리 종료 이후 피해자에 대한 점검(모니터링)을 의무화함으로써 사후 관리를 강화하고, 신고자의 접근성을 강화해 사건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익명신고시스템을 개편할 예정"이라며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고 사회 전반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피해 사실에 대한 제보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통해 건전한 직장문화를 만들 수 있는 만큼 익명신고센터를 더욱 활용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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