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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남산 3억원 의혹'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 소환
MB 당선축하금 명목 돈 전달한 혐의
2019-04-24 13:50:49 2019-04-24 13:50:5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신한금융지주가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건넸다는 이른바 '남산 3억원 사건' 핵심 인물인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노만석)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라 전 회장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라 전 회장을 상대로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남산 3억원 사건은 17대 대통령 선거 직후 이백수 전 신한은행장이 라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뒤, 2008년 2월 남산 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건넨 의혹을 뜻한다. 라 전 회장·이 전 행장 측과 신상훈 전 사장 측이 신한금융그룹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며 상호 고소·고발을 이어간 2010년 '신한 사태'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검찰은 라 전 회장을 무혐의 처분했고 이후 시민단체 등에서 수령자로 이 전 의원을 지목해 고발했으나 역시 무혐의 종결 처리됐다.
 
법무부 산하 과거사위원회는 1월 "당시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내지 뇌물로 강하게 의심되는 비자금 3억원이 남산에서 정권 실세에게 전달됐다는 구체적인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제대로 하지 않고 형식적 조사 끝에 면죄부를 주는 등 심각한 수사미진을 드러냈다"고 결론 내렸다.
 
과거사위는 "검찰이 고의로 남산 3억원 사건을 밝히지 않았거나 그 진상을 은폐했다는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으나, 적극적이고 신속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수사미진 사항을 다수 확인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권고하고 라 전 회장·이 전 행장의 위증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라고 권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남산 3억원' 사건과 신한금융 전·현직 임직원 10명의 재판 위증 사건을 조사2부에 배당했다. 이후 라 전 회장·신 전 사장·이 전 행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10일과 18일 각각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과 이 전 행장을 소환하는 등 신한금융 핵심 관계자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010년 11월30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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