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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루스바이오팜, 우회상장 외줄타기
바이오 우회상장에 부풀었던 주가…본업 부실에 사채-주가폭락 악순환
2019-04-14 15:03:03 2019-04-14 15:03:03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폴루스바이오팜이 바이오시밀러 우회상장 카드를 손에 쥔 채 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우회상장 관련 공시 후 주가가 폭등해 사채 조달은 수월했었지만 부진한 실적에 감사의견 한정까지 겹친 재무 불신감으로 주가는 추락했다. 풋옵션(조기상환) 리스크가 지속되는 와중에 또다른 사채로 이를 메우며 주식 물량 부담도 가중됐다. 이는 다시 주가를 누르는 잠정 요인으로 소액주주 불만을 키우는 악순환이 전개 중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이슈와 테슬라상장 등 바이오 분야 업체의 편법 상장 의혹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는 가운데 소위 뒷문상장이라 불리는 우회상장도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폴루스바이오팜의 경우 아직 우회상장한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가능성만으로도 본업 이상의 관심을 받으며 소액주주를 끌어당겼다. 결국 바이오시밀러 계열사인 폴루스와의 합병 관련 공시가 1년을 넘긴 사이 실적과 재무 부실 등이 부각되며 주가는 폭락했다.
 
폴루스바이오팜이 지난해 111일 기존 암니스에서 현 폴루스바이오팜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의약품 제조, 가공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주가는 그해 119일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이후 감사의견 한정 이슈가 발생했고 실적도 부진해 주가는 하향세를 탔다. 화장품 사업을 하던 지티에스코리아를 합병해 몸집도 키웠지만 합병 당시 존속법인과 피합병법인 모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보던 상황으로, 손실만 더 불어났다.
 
회사는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사채를 찍어냈다. 지난해 말 기준 폴루스바이오팜 자산은 1643억원 정도인데 그 중 1256억원이 부채다. 부채로 모은 자금에도 미처리결손금은 470억원으로 전년보다 108%나 증가해 있다. 유상증자로 인한 잉여금 등을 빼면 자본은 387억원 정도만 남는다. 남아 있는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가 6건이다. 그 권면총액(사채발행액)1015억원주가가 전환가격 아래에 머물자 회사는 계속 리픽싱(전환가격 조정)해주고 있다투자자들의 풋옵션(조기 상환 요구) 부담을 예방하는 차원이다하지만 기존 주주들로서는 1561만여권이나 되는 전환가능 주식 수가 부담이다
 
회사가 합병하려는 폴루스 역시 지난해 미처리결손금이 195% 늘어난 620억원이다. 두 회사를 바로 합병하기엔 부실 부담이 커 합병은 물적분할 후 삼각합병 등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제약업계 관계자는 우회상장은 비상장 우량기업이 자본시장에 수월하게 진입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긍정 측면이 있다라며 신약 개발까지 매출 없이 투자금으로만 버텨야 하는 바이오업체는 이같은 방법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본시장에선 제대로 평가받지 않은 부실기업에 시중 자금이 몰리게 돼 소액주주 피해를 양산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더욱이 폴루스바이오팜의 경우 본업의 부실로 이런 우회상장마저 어렵게 되면서 논란이 번진다. 회사는 최근 감사의견 한정 사유로 관리종목에 신규 지정돼 상장폐지 리스크를 안게 됐다.
 
한 바이오업체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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