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판매거리 늘린다더니…편의점 자율규약 유명무실 우려
편의점협회, 24개 자치구에 담배 소매인거리 확대 반대의견 제출
점주단체 "개정 지연으로 출점 경쟁 가속화"…서울시 "상반기 입법예고 완료할 것"
입력 : 2019-03-26 17:29:18 수정 : 2019-03-26 21:26:58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GS리테일(007070)BGF리테일(282330) 등 국내 주요 편의점 본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편의점산업협회가 서울시 개별 자치구에 담배 소매인 지정거리 기준 확대 반대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점주단체 등은 편의점 근접출점을 방지하기 위해 추진됐던 담배 거리 확대가 편의점업계의 반대로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26일 업계와 서울시, 개별 자치구 등에 따르면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올 들어 서초구를 제외한 서울시 24개 자치구에 담배소매인 지정거리 확대를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담배 판매거리가 100m로 늘어날 경우 기존 50m 이내 영업점과의 이해상충 가능성과 함께 신규 사업자를 원천적으로 막는 조치라는 이유가 담겼다.
 
앞서 작년 12월 편의점협회는 업계 과밀화 해소를 위해 담배소매인 지정거리를 고려해 출점 여부를 신중히 결정한다는 내용의 자율규약을 발표했다. 자율규약을 승인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시와 제주도가 담배거리를 2배 확대하기로 했다고 알린 바 있다. 앞서 11월 제주도가 담배거리 확대를 통한 편의점 근접출점 억제방침을 밝힌 데 이어 서울시 역시 자율규약 발표 2주 뒤 담배 소매인 영업거리 100m 규정을 3월부터 시행하겠다고 알렸다. 서울의 경우 현재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의 담배 판매권 거리는 50m로 돼 있다.
 
김상조(오른쪽 다섯번째) 공정거래위원장이 작년 12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편의점업계 '근거리출점 자제를 위한 자율규약' 선포식에 참석해 편의점업계 대표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담배소매인 지정거리 확대 시행은 계속 미뤄지는 상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당초 3월 시행을 예고한 것과 달리 4월부터 도봉구에서 개정 조례가 처음 시행된다. 4월 내 시행되는 자치구는 △서대문 △강북 △용산 △광진 △관악 등 최대 6곳이다. 양천구는 5월부터 시행된다. 아직 입법예고를 내지 않은 구도 11곳에 달한다. 제주도는 작년 말까지 규칙 개정 방침을 밝혔지만 아직 입법예고조차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현재 제주도 전역 100m 수준을 고려하고 있어 동지역과 읍·면사무소 소재지 50m, 이외 100m를 각각 100m, 200m로 늘리겠다는 당초 계획마저 후퇴했다.
 
점주단체 등은 담배 소매인거리 확대 지연이 업계의 방해 때문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또 거리 확대가 미뤄지면서 점포 신규출점 경쟁이 가속화됐다는 지적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담배소매 거리는 구에서 결정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업계가 저항하기보다 스스로 자율규약을 제정해서 지키는 것으로 이해했지만 순순히 따라올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며 "자치구의 최종 공포와 시행을 차일피일 미루게 하면서 오히려 출점경쟁이 더 심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편의점 근접출점을 막기 위해 담배소매인 거리 확대를 검토한 본래 취지를 감안해 적어도 올해 안에 시행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의견서 때문에 조례 개정이 늦어진다기보다 구별로 여건에 맞춰 진행하다보니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상반기까지는 입법예고를 마치고 개정을 완료하는 쪽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도 "업계가 담배거리 확대 계획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치구에 반대 입장을 내고 있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편의점 가맹본부 갑질 중단 및 편의점주 소득보장 촉구 공동 기자회견에서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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