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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재개하는 CU 편의점주와 BGF리테일…과다출점 해결될까
작년 11월 결렬 이후 두달여 만…기존 점주 고려한 상생안 도출할지 관심
2019-01-03 16:33:01 2019-01-03 16:33:01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CU 편의점주들과 가맹본부인 BGF리테일(282330)이 다음주 중에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30일 넘게 노숙농성을 이어온 점주들은 편의점 과다출점이 본사 이익으로 귀결되는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희망폐업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작년 말 업계 자율협약을 통해 과다출점을 해소하겠다고 공언한 본사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상생안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CU가맹점주협의회와 BGF리테일 등에 따르면 협의회와 본사는 다음주에 협상에 돌입하기로 했다. 작년 11월 협상 결렬 이후 두달여 만이다. 
 
앞서 지난해 말 협의회와 본사는 올해 상생안을 도출하기 위해 논의를 시도해왔지만 극명한 입장차로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점주들은 본사에 최저임금 인상분 50% 분담과 희망폐업, 야간영업 자율화를 요구했지만 본사는 2017년도 상생안 외에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점주들 요구의 핵심은 본사가 편의점 점포 수를 늘릴수록 이익 보는 구조를 개선해달라는 것이다. 본사는 점포 수가 늘어날수록 개별 점포에서 들어오는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출점에 열을 올리는 반면 개별 점주 매출은 그만큼 줄어들어 수익이 악화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에 따르면 2017년 기준 BGF리테일이 당시 점포수 1만2300여곳에서 거둬들인 이익은 평균 158만원으로, 개별 점주의 평균 이익 120만원보다 30% 이상 많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역시 지난 10년 간 CU, GS24,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4대 편의점 본사의 연 매출액이 2.8배 증가하는 동안 가맹점주의 연 평균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하며 개별 점주를 고려하지 않은 출점경쟁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편의점 점포 수는 4만개를 돌파해 2012년 2만1000여곳 이후 6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작년 말 업계는 과다출점으로 인한 점주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신규 출점을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취지의 자율규약을 발표했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BGF리테일 역시 자율규약에 참여했지만 발표 당일 신규 점포 지원에 집중된 상생안을 발표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개점 1년 이내 점포를 대상으로 최저수입과 폐기지원금을 지원하는 반면 기존 점포는 야간 영업할 경우에만 월 평균 20만원 수준의 전기료 지원, 나머지 점포에는 월 4만원 가량의 전산·간판 유지관리비 지원이 전부다. 본사는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지원에 집중한다는 입장인 반면 점주들은 신규점포 지원을 늘려 기존 점포 수익을 악화시키는 '살생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점주 측은 일단 기존 요구안을 바탕으로 협상에 임할 방침이다. 다만 과다출점으로 귀결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보완된다면 금액적인 부분은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희망폐업과 야간영업 자율이 대표적이다. 희망폐업은 본사가 무책임하게 출점하더라도 위약금으로 손해가 보전되는 문제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율규약에서 야간영업 강요를 금지한다고 명시했지만 전기료 지원을 통해 사실상 점주를 압박하는 문제도 해결돼야 할 과제로 보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작년 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우원식, 이학영, 제윤경 의원의 본사 방문 이후 일단 협상은 재개되는 형국이지만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있다"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농성 역시 상황을 보고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은 "본사는 점주측과 계속 대화할 의지를 피력해왔다. 다만 협의 중인 사안을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6일 서울 삼성동 BGF리테일 본사 앞 CU 편의점 농성장을 찾은 민주당 우원식, 이학영, 제윤경 의원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점주단체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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