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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권 확대 움직임에 액면분할·자사주 소각도 봇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 배씩 증가…주식 가치 상승 기대
2019-03-08 00:00:00 2019-03-08 00: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행동주의 펀드의 활발한 활동 등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주주친화정책의 유형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상장사의 배당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도 잇따르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상장사는 6개(6일 기준)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늘었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주주친화정책의 하나로 꼽힌다. 배당에는 배당소득세가 붙지만 자사주 소각은 새어나가는 비용 없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58억원 규모의 자사주 48만주를 장내 매수해 소각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에도 자사주를 매입·소각했다. 동일기연은 발행주식의 절반가량을 소각하기로 했다. 한화케미칼과 씨엠에스에듀도 주식 소각을 결정했다. 심텍과 JW중외제약은 상환우선주를 소각했다. 
 
이런 이유로 행동주의펀드도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밸류파트너스는 최근 현대홈쇼핑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 공시를 하면서 "지금처럼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을 때는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게 합리적 자본 배분의 기본"이라며 "이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투자회사인 돌턴인베스트먼트도 현대홈쇼핑에 서신을 통해 배당 확대 등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액면분할을 공시한 상장사는 모두 12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개사에서 크게 증가했다. 대표적인 기업은 국내 상장사 중 주가가 가장 비싼 롯데칠성이다. 롯데칠성은 오는 28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 현재 5000원인 액면가를 500원으로 쪼개는 액면분할 안건을 올린다고 전날 공시했다. 액면분할을 하면 롯데칠성의 주식 수는 10배로 늘어나는 대신 주가도 현재 160만원대에서 16만원대가 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가주식이라서 소액주주의 접근이 어려웠으나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액면분할은 롯데제과에 이어 시행되는 것으로 시장 가치 정상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노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거래가 늘면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어 액면분할은 주주친화정책의 하나로 평가된다. 다만 기업의 본질적 가치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유의해야 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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