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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투자 무게 불구 올해 국내허가 신약 1종뿐
역대 최다 FDA 허가품목 건수와 대비…"국산신약 허가, 매력요소 부족해"
2018-12-19 14:19:17 2018-12-19 14:19:17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꾸준한 R&D 투자에 연말 글로벌 무대에서 굵직한 결실들을 연이어 도출한 국내 제약사들이 정작 안방인 국내에선 올해 단 1종의 허가 신약만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은 지난 7CJ헬스케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뿐이다.
 
지난 1999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9종의 신약을 배출한 국내업계는 지난 2015년에만 5종의 신약을 탄생시켰다. 20161종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지난해 다시 2종의 신약이 허가를 얻어냈다. 특히 올해 미국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얻어낸 국산의약품이 역대 최다(4)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1종뿐인 국산신약 허가는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다.
 
국산신약 허가가 주춤한 것은 국내 허가에 따른 이점이 높지 않은 데서 기인한다. 과거 제약업계에선 국산신약 허가에 이은 해외진출이 마치 정석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국내에서 허가받은 신약이라 해도 막상 글로벌 무대에선 공신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잦자 최근 들어 제약업계는 좁은 내수시장 대신 해외로 바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같은 분위기는 실제 매출 규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국산신약 생산실적은 18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지만, 국산의약품 전체 생산액(203580억원)과 비교하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의 성적 역시 신통치 않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약품 실적 가운데 20위 안에 든 국산신약은 전무했다. 가장 선전한 GC녹십자 혈액제제 '알부민(486억원)'22위에 그친 정도다. 상위권 제품들은 모두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들이었다.
 
여기에 가장 최근 국산신약으로 허가받은 케이캡정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조건부 비급여 판정을 받은 것을 비롯해 주요 신약들이 제 값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짙어지고 있는 점도 신약의 국내허가 동기부여를 저해하는 요소다. 이에 따라 향후 해외허가를 우선시한 제품개발 성향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이 1~2년 주기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올해 허가받은 국산신약이 적다고 해서 업계 잠재력이나 기술력을 폄하할 순 없지만, 국산 신약 허가가 주는 장점이 크지 않은 점은 개발단계부터 국내보다 해외허가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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