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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동향)삼성물산 이끄는 건설부문…이영호 대표, 취임 첫해 '방긋'
해외 수주액 2배 확대…영업익 비중 70% 넘어
2018-12-10 06:00:00 2018-12-10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적재적소’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어떤 일에 적당한 재능을 가진 자에게 적합한 지위나 임무를 맡긴다는 말이다. 올해 해외사업 수주액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삼성물산의 이영호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이 사장이 꼭 필요한 시기에 대표이사를 맡아 삼성물산 해외사업 수주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장은 해외 경력이 많은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로 통한다. 여기에 재무통답게 재무구조까지 개선시켜 건설부문이 삼성물산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삼성SDI 전신인 삼성전관에 입사해 관리팀, 해외운영팀, 말레이시아 법인 지원팀, 감사팀을 거쳤다. 이어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담당임원,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경영진단파트 담당임원을 거쳤고, 삼성SDI PDP사업부 멕시코법인장도 지냈다. 이후 삼성전자로 돌아와 감사팀과 경영진단팀 담당임원을 맡았다. 삼성물산으로 이동해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맡다가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겸임했다. 올해 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건설부문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특히 이 사장은 치밀한 업무스타일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이 사장 경력에 나타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이다. 말레이시아와 멕시코 등 해외 근무 경력이 많다. 이는 이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삼성물산 해외사업 수주액은 15억3473만달러로 업체별 순위에서 8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6년 수주액 51억1183만달러(업체별 순위 1위)보다 70% 가량 폭락한 수치다. 해외사업에서 비상이 걸린 것이다. 이에 이 사장은 올해 취임 직후 해외사업 수주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11월 7일 기준 현재 삼성물산 수주액은 34억6186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순위도 2위로 올라섰다.
 
이 사장 경력에 나타난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재무통’이다. ‘재무통’이라는 별칭답게 이 사장 취임 이후 삼성물산 건설부문 재무지표는 크게 개선되고 있다. 올 3분기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6054억원으로 전년 동기(3345억원)보다 80% 이상 늘었다. 특히 매출이 소폭 하락한 상황에서 80% 이상 영업이익을 늘렸다는 점이 크게 고무적이다. 아울러 올 3분기 누적 삼성물산 전체 실적을 보면 건설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38%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70%(8611억원 중 6054억원)가 넘는다. 사실상 건설부문이 삼성물산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수익성 중심 내실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이 사장의 내실 경영 성과가 삼성물산의 영업이익 1조원 달성까지 이끌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3분기 누적 전체 영업이익이 8611억원이라는 점에서 무난하게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삼성물산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면 창사 이래 최초 기록을 쓰는 것이다. 물론 건설부문의 실적 개선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주택사업에서 신규 수주를 3년째 이어가지 않는 것은 불안요소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6년부터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몸을 뺀 상태다. 표면적 이유는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이 혼탁하게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조합원 표를 얻기 위해 도시정비사업이 금품과 향응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이 잦았던 것은 사실이다. 삼성물산은 어느 정도 시장이 정상화되면 다시 수주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수주전 참여 움직임은 없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0조6537억원이던 주택사업 수주잔고는 1년만에 8조3153억원으로 줄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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