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건설경기 위기 신호 감지해야
입력 : 2018-12-09 06:00:00 수정 : 2018-12-09 06:00:00
최용민 산업2부 기자
국내 건설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요즘 날씨처럼 추운 칼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형국이다. 사실 당장 건설업계가 위기라고 평가할만한 수치는 없다. 올해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이 크게 하락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미래다. 당장 내년부터 국내 건설업계에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건설업계의 엄살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해외 시장 수주 감소는 오래전 시작됐다. 여기에 국내 주택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축소 기조도 여전하다. 실제 장밋빛 전망을 내놓을 수 있는 호재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먼저 내년 건설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건설업계가 인력 구조조정과 인력 재배치에 나서고 있다. 해외 사업뿐 아니라 국내 사업 전망이 밝지 않아서다. 지난 2년간 구조조정을 진행한 삼성물산은 올해도 인력구조 개선작업을 이어갈 예정이고, 대림산업은 이달부터 전 부문을 대상으로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신청 안내 공고문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다른 건설사도 대체적으로 인력을 축소하고, 인력 재배치에 들어간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주택 경기 하락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사업이나 사업 다각화를 통해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주택 사업만 영위하는 중소 건설사는 버틸 재간이 없다. 우리는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 건설사들이 줄줄이 도산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경기 하락은 가장 취약한 밑바닥부터 충격을 가한다. 경기 불황이 서민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과 비슷하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중소 건설사의 올해 분양 물량은 작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분양 일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
 
특히 국내 주택 경기 하락은 지방에 직격탄이 됐다. 여전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전국 미분양은 6만502가구로 지난해 10월 5만5707가구보다 약 8.61% 증가했다. 특히 지방은 약 8000가구 증가해 5만3823가구를 기록했다. ‘악성 미분양’도 지방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관리하는 미분양관리지역도 늘어난 상태다. 11월 기준 미분양 관리지역은 총 33곳으로 전달보다 4곳 늘었는데 모두 지방이다.
 
해외시장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주요 시장인 중동에서 발주가 급감하면서 올해도 300억달러 수주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2월6일 현재 누적 수주액은 262억8697만달러로 전년보다 8% 상승하는데 그쳤다. 올 가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내년 중동에서 발주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국제 정세 등으로 국제 유가는 다시 요동치고 있다. 아울러 단순 도급 형태의 발주가 줄어드는 추세라 국내 건설사들이 일감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 초점을 여전히 집값 안정화에 맞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강남 집값 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가 서울 및 강남만 바라보는 사이 지방은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지방 부동산 시장 하락은 건설업계 위기의 단초를 제공할 공산이 크다. 실제 지방 건설사를 중심으로 자금 경색에 줄도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나마 국회에서 SOC 예산을 2조4000억원 가량 증액한 것이 건설업계에 위안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 SOC가 포화상태라고는 하지만, 공공기관이 이전한 지방 도시는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건설업 자체를 태울 필요는 없다.
 
최용민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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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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