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건조기 전쟁 점입가경…삼성 도전에 LG 맞불
16kg급 대형 용량 선점 경쟁…삼성, B2B 시장으로 저변 확대
2018-11-17 06:00:00 2018-11-17 06:00: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LG전자가 최근 16kg급 대형 용량의 건조기를 출시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동일 용량의 건조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LG전자가 선점해 온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한 삼성이 '그랑데' 제품으로 대형화의 포문을 열자 이번에는 LG전자가 선대응에 나선 것. 이에 삼성전자 역시 B2B로 시장을 확대하는 등 시장 주도권을 위한 양사의 각축전은 점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B2B 시장에 내놓은 건조기(오른쪽). 사진/삼성전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중 16kg급 용량의 건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최근 새로운 건조기 2대의 KC 인증마크를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조기 '대형화'에 불을 먼저 지핀 것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국내 최대 용량인 14kg의 대형 건조기 그랑데를 내놨다. 출시 이후 14kg급 건조기 판매량은 6개월여만에 이전까지 주류였던 9kg급 건조기를 앞질렀다. LG전자도 5월 14kg의 대형 건조기를 출시한 데 이어 16kg 용량에서는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LG전자는 16kg급 신제품 사전예약 시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를 증정하는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대용량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형화 전쟁은 16kg급에서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가정용 세탁기의 최대 용량은 21~22kg급인데, 빨래를 담는 내부 원통의 크기는 16kg급 건조기가 22kg급 세탁기 보다 오히려 더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6kg급을 초과하는 건조기의 수요는 발생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탁기와 건조기의 작동 원리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용량이라도 건조기의 내부 원통이 더 큰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셀프 빨래방과 리조트·기숙사·병원·군부대 등을 겨냥한 상업용(B2B) 건조기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저변 확대에 나섰다. 이달 초 선보인 삼성전자의 'B2B 건조기'는 11kg 용량에 45분 내로 빠른 건조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전문업체와 협업해 사업장의 효율적인 운영과 안정적인 제품 관리를 위해 구입·설치·유지·보수에 이르는 체계적인 공급·관리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전문 세탁시설뿐 아니라 커피숍·편의점 등 새로운 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신규 수요 창출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0만대 수준이었던 국내 건조기 판매량이 올해는 2배를 훌쩍 넘은 1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LG전자가 60% 후반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여전히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옷감의 손실이 적고 에너지효율을 높인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인 세심한 기능들이 소비자를 사로잡은 비결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트롬 건조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물통이 기본 탑재돼 있어 설치에 제약이 없다"며 "다른 건조기들이 물을 빼내는 호스를 설치할 수 있는 장소에만 놓을 수 있는 반면, 트롬 건조기는 집안 어디나 놓을 수 있다는 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콘덴서를 청소할 필요가 없는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 역시 LG전자만의 차별화된 기능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