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징역 최대 10년…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비판
경영계, '과잉 처벌' 우려…노동계는 '하한형 처벌제도' 요구
입력 : 2018-10-30 18:02:34 수정 : 2018-10-30 18:02:48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노동계와 경영계는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과 관련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개정안은 산업재해와 관련해 사업주의 처벌과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노동계는 산재 예방에 부족하다는 반응을, 경영계는 개정안이 지나치다는 입장을 각각 나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개정안과 관련한 경영계의 입장을 내고, 법안 심사과정에서 국회 수정을 촉구했다. 경총은 "산재 발생의 책임을 사업주에게만 전가하고, 과도하게 처벌하는 규정이 다수 포함됐다"며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주만 엄벌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시민단체가 위험의 외주화 근절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개정안은 산재 발생시 사업주의 처벌 기준을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최대 형량은 7년까지다. 법인이 부담해야 할 과태료도 현행 1억원에서 10억원 이하로 대폭 늘렸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유죄가 인정될 경우 관련 강의를 의무수강하는 내용도 신설됐다. 또 노동자가 중대재해 발생이 우려, 작업중지를 요청한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을 받을 경우 사용자를 처벌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경영계는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추상적이라고 주장했다. 경총은 "행정기관의 자의적 판단으로 작업중지 명령이 남발될 수 있어 산업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이 보다 합리적 방향으로 수정, 보완될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노동계는 개정안이 산재사고를 예방하는데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산재사고 발생시 형사처벌의 하한형을 도입하는 방안을 요구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 사업주의 안전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도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평균 400만원 안팎의 벌금형이 일반적이고, 사업주가 구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범 중 전과 9범이 100명에 달하는 점은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는 게 노동계의 설명이다. 정부도 이를 감안, 산재 발생시 하한형 형사처벌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빠졌다. 
 
민주노총은 "사고 때마다 기업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말잔치로 끝났다"며 "정부는 개정안이 후퇴된 데 대해 즉각 사과하고, 국회는 하한형 도입을 포함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개정안은 국민적 기대를 만족시키기 충분치 않다"며 "유해하고 위험한 작업에 대해 전면적으로 도급을 금지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정안은 위험의 외주화를 줄이기 위해 도급인의 안전조치 의무를 확대했다. 도급인은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안전 및 보건 조치를 해야 한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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