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의 반성 “한국은 중요한 시장…서비스 개선 중”
폴 도슨 최고 엔지니어 “모터만큼은 우리가 최고…원조 뛰어넘을 수 없을 것”
입력 : 2018-10-11 17:18:42 수정 : 2018-10-11 17:18:42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영국의 다이슨이 한국 시장에서 신제품 출시 확대와 사후서비스(AS) 강화를 통해 가전 명가로서의 이미지 회복에 나선다. 국내에서 무선청소기 바람을 일으켰던 다이슨이지만 LG전자를 비롯한 토종 업체들의 반격에 점유율은 이미 반토막이 났다. 공기청정기와 헤어 제품 등 새로운 품목으로 기존 명성을 이어가려 하지만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폴 도슨 다이슨 퍼스널케어·환경제어기술 분야 최고 엔지니어는 11일 서울 강남 M스튜디오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한국은 (우리에게)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과거에는 자랑스러운 수준으로 서비스를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지만, 지속적인 투자로 변화하고 있고 (소비자들의)만족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폴 도슨 다이슨 최고 엔지니어. 사진/다이슨
 
다이슨은 지난 2008년 국내에 진출하면서 상중심 무선청소기의 존재를 처음 알렸다. 이후 8년 이상 해당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지켰다. 세련된 디자인과 선이 없는 편리함, 강력한 흡입력 등을 앞세운 다이슨의 무선청소기는 한국 소비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가격은 기존 유선청소기 가격의 5배 이상인 100만원. 신제품 출시 때마다 가격을 높이는 고가 정책을 고수함에도 매년 판매량이 2배씩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장의 판도가 달라졌다. LG전자가 다이슨과 비슷한 형태의 상중심 무선청소기 코드제로A9을 내놓으면서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 세탁기로부터 이어져온 모터에 대한 신뢰, 한국 소비자의 생활상에 맞춘 거치대를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했다. 7~8월에는 점유율이 40%을 넘어서며 다이슨과 시장을 양분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삼성전자가 상중심 무선청소기 파워건을 내놓고, 중국 업체들이 이른바 ‘차이슨’으로 불리는 카피 제품까지 한국 시장에 들이면서 다이슨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더욱이 LG전자와의 계속되는 법적공방, 해외와의 가격차별, AS에 대한 불만 등은 다이슨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안겼다. 다이슨은 지난 7월 LG전자를 상대로 코드제로A9의 일부 표시·광고 문구에 대한 본안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코드제로A9에 대한 두 번째 소송이었다. 미국에서 팔리는 다이슨 무선청소기 V10 앱솔루트가 한국 매장보다 10만원 이상 저렴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 소비자에 대한 차별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다이슨이 AS를 방치하고 있다는 불만도 계속해서 제기됐다. 
 
 
 
폴 도슨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소비자 불만 사항을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특히 최신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서 “우리 기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그 기술을 알아봐주고 좋아해주는 고객들이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한국 시장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문제가 발생한 점을 인정한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서비스센터를 50곳 이상까지 늘리고 부족한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가격차별 논란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는 것은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데 드는 비용 때문”이라면서 “향후 가격 조정의 여지는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제조사들이 모방 제품을 내놓는 것에 대해서는 상중심 무선청소기 원조로서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폴 도슨은 “모방회사가 원조를 뛰어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면서 “혁신이나 기술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무작정)따라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도자로서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선의 대응은 더 나은 혁신으로 뛰어난 제품을 개발해 우리 자신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모터만큼은 타사가 따라할 수 없는 기술로 꼽았다. 폴 도슨은 “다른 회사들은 다이슨의 디지털 모터를 자사 제품에 넣고 싶어할 것”이라며 “다이슨의 모터를 연구하고 있지만 똑같은 모터는 아직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회사 설립 이후 연구개발(R&D)에만 25억파운드(3조7800억원)를 투입했다. 이중 디지털 모터 개발에 2억5000만파운드(3780억원), 이날 출시한 헤어 제품 개발을 위한 모발 연구에 7500만파운드(1133억원)을 들였다.
 
선행기술에 대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다이슨의 배터리·모터 기술, 영상 데이터 처리 기술, 기류 제어기술 등을 접목한 전기자동차다. 그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내부 프로젝트가 200개에 달한다”며 “새로운 제품 개발 아이디어는 많지만 엔지니어가 부족해 지난해 9월 영국에 다이슨 기술공학대학을 설립해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다이슨 대학의 학부생 75명은 수업료를 지불하지 않고 월급을 받으면서 실제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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