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가동을 추진 중인 현대상선이 이번 북미정상회담과 오는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북 제재가 해제될 경우에 대비해 항로를 재가동 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이 한창인데, 실제로 북한으로 배를 띄우는 것은 한미 정부의 협상에 달려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4~2015년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던 기업들은 현재 이해관계가 달라져 다시 뭉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해운업계 고위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포스코·현대상선·코레일 등의 모임을 주선했지만 몇몇 기업이 이를 고사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북한산 석탄을 수입한 것으로 의심받는 상황이고, 코레일도 해당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에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포함되면서 이번 사업이 다시 물꼬를 틀 가능성도 있다.
이번 프로젝트 관련 기업 중 움직임이 있는 곳은 현재까지는 현대상선 뿐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6월 '북방물류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간부급 직원들을 투입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대외적인 상황이 언제든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는 차원이다"라며 "사업의 경제성은 좀 더 구체적인 방향이 나온 뒤에 따져볼 문제"라고 말했다.
북한 나진을 통과하는 러시아 화물선박은 현재 UN(국제연합) 제재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독자 제재가 남아있어 현재 이 선박은 한국을 지날 수 없고, 한국의 선박도 북한을 오갈 수 없다. 결국 이 프로젝트를 진척시키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제재 해제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그 누구보다도 북한 제재를 완화하고 싶지만, 미국의 눈치를 보고있는 상황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나진항이 개발되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도 들어 올 수 있어 정치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중요 거점이 될 것"이라며 "다음주 한미정상회담에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현대상선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유연탄을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실어 국내 항구로 가져오는 남·북·러 3각 물류사업이다. 2014년 11월, 2015년 4~5월과 11월 등 3차례에 걸쳐 시범운송이 진행됐고, 포스코·현대상선·코레일 등 3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발사 등으로 '외국선박이 북한에 기항한 뒤 180일 이내에 국내에 입항하는 것을 금지'하는 해운 제재가 생기면서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중단됐다.
한편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박스클럽' 회의 참석을 위해 추석 당일인 24일 출국 할 예정이다. 남북정상회담 직후에 회의가 열리는 만큼, 글로벌 선사 최고경영자(CEO)들도 평양공동선언 합의 내용 및 남북경제협력 방안에 대한 관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유 사장 측에서도 관련 내용이 화제로 나올 경우 한국 기업인의 시각에서 적극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