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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vs. 진에어…이익 격차 더 벌어지나
2분기 비수기 기재 전략으로 실적 희비…"하반기에도 이어질 듯"
2018-08-15 13:42:48 2018-08-15 15:04:27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라이벌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불법으로 등기이사에 올린 진에어를 상대로 면허취소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신규 항공기 도입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어서다. 진에어는 대목인 여름 성수기에 항공기재 도입과 신규노선 확대 전략이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장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진에어(62억원)보다 2배가량 많았다. 매출액 성장세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2분기보다 24% 증가한 2833억원이었으나 진에어는 18% 늘어난 2265억원에 그쳤다.
 
양사의 실적 희비를 가른 주된 요인은 기재전략에 있다. 제주항공은 미국 보잉사가 만든 B737-800(좌석수 189석) 단일 기종을 운영해 운항·정비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여객수요가 많은 일본·동남아 노선에서는 증편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와 신규 취항지 개발 등 노선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달 중순 현재 항공기 보유대수가 총 36대로, 연말까지 총 40대를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진에어는 189석짜리 여객기와 수요밀집 노선에 중대형 항공기를 투입하는 투트랙 구조다. 현재 B737-800 22대와 보잉 B777-200ER(393석) 4대 등 총 26대를 운영 중이다. 대형 항공기를 보유한 진에어는 여객 수요가 많은 성수기에는 승객을 많이 태울 수 있어 유리하지만, 비수기에는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 비수기에 해당하는 지난 2분기 제주항공에 비해 실적이 저조했던 것도 기재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면허취소 논란의 여파가 성수기 기재 운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 진에어는 지난달 B737-800 기종 2대를 도입해 청주발 국제선 노선을 신설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면허취소 청문회를 진행 중인 국토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마지막 청문회와 최종 결정일도 불투명해 연말까지 B777-200ER 6대와 B737-800 24대 등 총 30대를 보유하려던 전략에 차질이 우려된다. 아울러 새 기재도입에 맞춰 신규 인력 500명을 채용하려던 계획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진에어는 올 상반기 신규 인력 250명을 뽑은데 이어 현재 신입사원 100명 채용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남은 150명 채용 일정은 면허취소 리스크로 인해 보류된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 시장은 매년 추가기재 도입으로 여객 공급을 늘리고, 공급이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게 핵심"이라며 "기재 도입계획의 차질로 인해 하반기부터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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